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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칼럼 251 - 쉽게 곱게 보다는 어렵게

다온

333 0 18-03-22 20:39

안녕하세요 이번 신입생인 레드 1학년의 담임코치인 다온입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어느덧 3월의 절반이 넘게 지나갔습니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어린이날’에 더 이상 부모님께 선물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보다 더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특히 레드스쿨에 들어온 우리 1학년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해보지 않던 인사, 빨래, 그리고 적당히 넘어가던 친구관계에서 자신의 모든 부분을 보여 가며 관계를 배워가야 합니다. 아직 초등학생의 모습을 다 벗지 못해 엄마도 보고 싶고 집도 그리운 선수들이지만 제일 먼저 참는 법과 함께 자신이 무엇을 위해 참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br /><br />레드스쿨에는 한옥이 두 채가 있습니다. ‘종학당’과 ‘서유당’입니다. 특히 종학당 앞마당에는 퇴계 종택에서 받아온 향나무도 심어져 있습니다. 아름답고 세련된 레드스쿨의 건물 옆에 한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희 학교가 자주 교류하는 논산의 명문 가문인 ‘윤증’의 종가 명재고택을 떠올리며 답을 찾아볼까합니다. <br />2017년 여름에 코치님들과 함께 명재 고택을 찾아 종손 어르신을 뵈었습니다. 많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저는 그중에 마음에 남는 말 하나가 있었습니다. <br />“저희 집안 대대로 어른들은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노비여도 즉각 달려가 해결해 주었어요. 우리 집안 사람이 기죽지 말라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녀에게만큼은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해주지 않아요. 왜그랬냐면 소위 자기 스스로 고생 좀 해보라고, 그리고 겪은 뒤면 그때서야 나서서 해결해 주셨어요.” <br /><br />올 해 1학년 담임을 맡으니 작은 일 하나만 생겨도 온통 하루 종일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느낍니다. 담임인 저도 그러는데 부모님은 얼마나 걱정되실까요? 저에게 전화를 주시며 마음을 나누시는 부모님의 음성을 들으면 그 염려와 불안이 깊이 전해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무슨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금방금방 바로 나서서 해결해주는 모습은 오히려 바꾸어 자녀들을 조선시대로 말하면 노비로 기르는 교육이 되는 건 아닐까 싶어 문득 저를 경계하게 만듭니다. 그 고마움뿐만 아니라 노비들은 그 때문에 의존에 익숙해 졌겠지요. 1학년 선수들을 주인으로 키우는 방법은 스스로 문제를 만나면 해결할 수 있도록, 비록 그 과정이 고생이라 하더라도 묵묵히 뒤에서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물론 저부터 더 배워 나가야겠지요.<br /><br />쉽게 곱게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오히려 쉽습니다.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될 뿐이니까요. 하지만 그보다 어렵게 키워나가는 것. 그리고 그 와중에 아이들의 감성이 지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뒤에서 지켜봐 주는 것. 저는 예전의 교육으로부터 오히려 지금 배워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br /><br />다온코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