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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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칼럼을 쓰게 되면서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봤습니다. 고민을 하던 중에 최근 들어서 느끼는 점에 대해서 마음 가는대로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 레드스쿨에서 선수들과 코치님들 모두 느낄 수 있는 점에 대해서 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입학 문의 전화를 받거나 학교를 방문해 주시는 학부모님들께 학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가장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멋진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생활입니다.
저희 레드스쿨 선수들은 대부분 아파트와 건물들로 가득찬 도시에서 생활했고 저도 또한 도시에서만 자라고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자연 환경이나 시골에 대해 큰 관심도 없었고 느끼는 점도 없었습니다. 레드스쿨에서 일하게 되면서 아이들과 친해지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체육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개나리 앞에서 다정하게 사진을 찍었던 일입니다. 또 기억나는 것은 조양각 뒤 벚꽃이 활짝 피어있는 곳에서 조회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었던 일인데요. 사진을 찍고 떨어지는 벚꽃 잎을 잡겠다고 열심히 뛰던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일반학교와 달리 2월 개학을 하는 레드스쿨에서는 봄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습니다. 정지로 가다보면 보이는 매화나무에 꽃망울이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 따뜻한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나리와 벚꽃이 피고 메타세콰이어 나무에 연두색 잎이 조금씩 올라오는 것을 보고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면 그 어느 곳과 비교할 수 없는 평화로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가끔 점심 식사 이후에 산책을 하면서 너무 평화로운 마음에 이런 곳에서 일한다는 것이 행복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면서 천천히 학교를 한 바퀴 걷다 보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여러 잡다한 생각도 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빌딩 숲에서 일했다면 알 수 없었을 것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장점이고 우리 아이들 모두 알게 모르게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워지는 여름에는 아이들은 학교 앞 개울가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합니다.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실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원한 개울가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더위를 이겨내는데요. 레드만의 특별한 행사인 여름의 날을 맞이해서 물총을 가지고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옷이 흠뻑 젖어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가을이 다가옵니다. 가을 레드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답게 수를 놓고 열매가 익어갑니다. 학교에 있는 큰 감나무에서 감을 따고 홍시를 만들어 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 여느 학교 학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레드 선수들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북산으로 나들이도 가고 마을 산책도 하면서 곡식이 익어가고 단풍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평화도 느낄 수 있습니다.
시골에서 생활하는 것이 참 지루하고 따분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불편할 때도 많구요. 과자 한 봉지 사기 위해서 차를 타고 10분 이상 가야 편의점 하나가 보이고 병원 진료 한번 하기 위해 대전까지 나가야하는 이런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답답하고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통해서 알게 모르게 배우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매일 지나치니 아무 생각이 없이 시간이 가는구나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아이들의 기억 속에는 언제나 푸르고 평화로웠던 학교로 기억이 될 것입니다. 자연과 함께하면서 멋지게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과 코치님들 모두 행복한 학교가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