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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2022 레드칼럼 19 - 고마운 인연들에 대하여

RED

624 0 22-07-29 12:09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저에게는 잊지 못할 행복한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학생과 교사 관계를 뛰어넘은 선수들과의 소중한 시간들, 같은 목표로 만나 선수의 성장에 함께 울고 웃는 학부모님들, 교육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하는 코치님들과의 인연들까지... 매일이 감사한 나날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6년 동안 동고동락 하면서 서로 울고 웃고 싸우고 배우며 청춘을 함께 나눈, 지금도 스승의 날이면 반가운 연락들로 사랑을 표현하는 창업선수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레드스쿨에서 지심체를 성장시키며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하던 선수들은 20살이 되면 다들 각자의 꿈을 향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합니다. 19살에 그렇게 고대하던 달콤한 대학생활의 로망을 실현하느라 바쁠텐데도 창업선수들끼리는 그들 사이의 암묵적인 전통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멈추긴 했지만 재학 선수들의 출판기념회에 찾아와 재학선수들의 책을 사 주고, 수능 때가 다가오면 선물과 간식들을 지원하고 싶다는 창업 선수들의 연락과 수능전야제의 창업 선수들 응원 영상들이 참 따뜻합니다. 창업식, 성인식, 축제 등의 행사에도 꼬박꼬박 참석하며 재학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멋진 선배들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금산까지 왕복하는 교통비만해도 부담스러울텐데 후배들과 코치님들의 선물또한 꼭꼭 챙겨오는 기특한 제자들입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선배의 역할을 배우고, 창업 이후에도 레드 가족으로서의 소중한 인연을 간직하려는 선수들 모두의 마음이 느껴져 참 행복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창시절을 마무리하는 창업식 때도 “자주 보자~”라고 인사를 나누며 헤어집니다.

레드스쿨도 어느덧 개교 12년차를 맞으며 창업선수들도 나이를 먹어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소위 ‘MZ세대’가 되었습니다. 이 선수들은 깨어있는 감각과 아이디어로 레드스쿨에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저는 최근 한 창업 선수로부터 ‘교실로 간 독립영화’라는 비대면 특강 소식을 전해 듣고 담임반 선수들과 이혼가정, 탈북민에 대한 독립영화를 시청한 후에 제작자와 면담하는 소중한 경험을 가졌습니다. 또 몇 년 째 방학 때 진행하는 독서몰입과 책만들기 캠프에 준코치로 참여하여 기성세대의 코치들이 전해줄 수 없는 색다른 가르침을 전해주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합니다. 17살 꼬마 때 한복 곱게 차려입고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꿈을 발표하던 선수들은 어엿한 롤모델이 되어 후배들의 꿈을 응원해주고, 최근 관심 있는 재학 선수 몇몇이 모여 다니고 있는 전국 대학탐방에서도 다양한 전공으로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창업 선수들이 멘토가 되어 재학 선수들의 진로 설계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시절은 참 가난하고 바쁜 시기입니다. 그런데도 레드스쿨에는 주기적으로 다양한 창업 선수들의 이름이 붙은 장학금이 재학 선수들에게 수여됩니다. “제 이름처럼 최선을 다해 학교생활을 하는 선수에게 이 장학금이 전달되면 좋겠어요.”, “제가 사랑하는 이 학교를 가장 많이 사랑하고 있는 선수를 장학금으로 응원해주고 싶어요.”. “선수들이 시원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체육관에 선풍기를 기증하고 싶어요.” 고작 20대의 청년들이 이젠 얼굴도 잘 모르는 어린 후배들을 위해 대학에서 받은 장학금을 레드스쿨로 고스란히 보내줍니다. 이 장학금을 받은 재학 선수들은 “저도 꼭 대학교 가서 장학금 받아서 제 이름으로 장학금을 기부하고 싶어요!”라고 합니다. 레드스쿨에는 선배들이 만들어 준, 아니 지금도 만들어 가고 있는 아름다운 문화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면면히 이어져 갈 레드스쿨의 영원한 가족, 창업 선수들에게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2022년 7월 8일

레드스쿨 국어과 교사 김지희 (오작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