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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칼럼-304 스스로 서서 서로를 밝혀주는 아이들

RED

791 0 19-10-1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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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스쿨 코치로 역할을 맡고 아이들을 만나온지 벌써 10년이 되어갑니다.

1만시간의 법칙이라던지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면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라던지

요즘 저에겐 그런 말들이 부담스럽게 다가옵니다.

10년을 파면 도통하듯 통달하고 전문가가 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의 저를 보면 저는 배울 것 투성이고 아직도 알고 싶은 게 많은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평생 배우면서 조금씩 교사가 되어가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가는 길에서 만난 아이들의 힘에 대한 이야기 나누어볼까 합니다.


레드스쿨에서 제가 맡고 있는 과목은 진로와 책읽기, 상담입니다. 그런 까닭에 저는 아이들과 학교의 굵직한 행사를 함께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그런 일을 함께 하는 과정은 아이들이 성장할 절호의 기회가 되기 때문에 저에게는 참 소중한 시간입니다.

올해 아이들과 함께 한 행사들은 도서문화부와 함께 준비한 독서몰입, 한 학기동안 프로젝트수업으로 준비해서 다녀온 APDEC 민주교육컨퍼런스 여행, 그리고 2년 간 준비한 성인식입니다.

처음 이런 행사를 준비할 때는 촘촘한 매뉴얼을 만들고 교사들에게 각 역할을 맡기고 아이들을 행사의 손님처럼 대접했었습니다. 사실 그때는 아이들이 이런 일을 해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많이 몰랐었지요.

올해 독서몰입은 사실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주제로 하고 싶었지만 도서관에 있는 그 많은 책을 대륙별로 분류하고 내용을 채워 준비할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나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도서문화부 회의에 주제를 말하고 나의 고민을 말하자 우리 도서문화부 선수들은 너도나도 재밌겠다며 겁 없이 일에 달려들어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차근차근히 준비해가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일을 할 때는 충분한 시간의 여유를 두고 실수를 감안해가며 진행해야 부드럽게 일 진행이 됩니다. 여튼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하면서 저는 얼떨결에 교사들이 주인이 아닌 아이들이 주인인 독서몰입을 작품해냈습니다. 도서문화부 친구들과 함께요. 

그리고 며칠 전 성황리(?)에 마친 성인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성인식은 그 준비과정이 길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성찰하지 않으면 알찬 내용의 꿈발표회를 할 수가 없습니다. 통과해야할 관문들도 코치의 도움 없이 스스로 롤모델을 찾고 섭외하고 만나고 보고서를 써야합니다. 컴맹이어도 발표자료는 어떻게든 혼자 작업하여 만들어야 합니다. 대본도 스스로 쓰고 외우고 발표하는 모든 작업을 혼자 해내야 합니다. 

17살에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이었을까요.. 하지만 성인식 준비 과정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넘어보는 경험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생각하기에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단호히 코칭을 합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스스로 그것을 못해낸 선수는 없었습니다.

서로 더 좋은 성인식을 함께 만들고 싶어하며 발표자료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좋은 아이디어도 주고 서로가 서로를 돕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모두에게 매번 격려와 응원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대사처럼 성인식이 오기까지의 그 모든 순간이 좋았습니다.

올해 꿈발표회는 후배들까지 참여를 해서 더욱 마음이 모아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경험들로 저는 이제 하나를 압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

어른들에게는 그것을 섬세히 지켜보고 기다려줄 마음과 여유만 있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서로 도우며 성장해 나간다는 것을 말입니다.

올해도 그렇게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작품 속에서 저도 코치로서 조금더 성장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이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주인으로 서는 학교, 그래서 아이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학교, 그런 자발성과 호기심이 넘치는 학교가 우리가 사는 레드스쿨이기를 바래봅니다. 

                                                              레드 상담코치 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