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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칼럼 218 - 가정방문, 부모님께 아이에 대한 사랑을 인계받는 시간

다온

513 0 17-07-22 00:06

<br /><br /><br />“제가 우리 00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하나예요, 생활 습관이 좀 잡히고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거예요.” 입학하기 위한 예비 선수의 가정방문을 가면 부모님들께 대개 비슷한 말을 듣곤 합니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자신의 것을 표현하는 사람. 그렇지만 엄격하게 생활 습관을 잡아 아침에 운동도 하고, 기왕이면 공부도 좀 잘했으면 좋겠는 마음. 굳이 부모까지 가지 않아도 어른인 저 역시도 저희 반 아이들에게 바라는 점들입니다. 통념상 자신의 것들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되려면, ‘틀려도 좋으니’ 마음껏 꺼내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말 자체가 모순입니다. ‘틀렸다’가 판단되는 어른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가르치고 키우고 싶은 ‘청사진’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얼마든지 틀려도 기다려 주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또한 아이의 자유가 모두 좋은 ‘선(善)’의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수 있기에 그래서 어떤 영역에서는 자유 보다는 엄하게 가르치며 훈련을 해야 하는 부분도 생기게 됩니다. 부모님께서 앞서 부탁하신 생활습관이라거나, 조금 더 학습을 잘했으면 한다거나 하는 부분들이 그렇습니다. 얼마만큼은 자유를 주고 얼마만큼은 강제를 해야 하는 것, 자유와 강제가 함께 가야 하는 것은 해결하기 쉽지 않은 모순입니다. 가정방문에서 부모님께 들은 “딱 하나” 바라는 점은 학교가 이런 모순 속에서 길을 찾아가 달라는 어려운 부탁을 받은 셈입니다.  “우리는 일생 동안, 논리적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일치시킬 수 없을 것 같은 양극을 조화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업을 부여받는다. 교육에서의 자유와 강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중략) 그리하여 그 문제들은 더 높은 수준에 있는 힘을 빌려 오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 아름다움, 선량함, 진리 등을 우리의 생활 속으로 가져온다. 이런 좀더 높은 힘을 동원할 때에만 비로소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양극을 조화시킬 수 있다.”                                          - E.F 슈마허 &lt;작은 것이 아름답다&gt; 중에서슈마허는 이런 모순이 교육이고 이를 조화시키기 위해 더 높은 힘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이 문장을 곱씹으며 레드스쿨의 입학 준비과정인 가정방문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가정 방문 동안 코치들은, 현재는 알 수 없는 예비 선수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부모님께 듣습니다. 잘 듣기 위해서라면 그곳이 가까운 대전이건 먼 거제도이건 상관하지 않고 예비 선수들을 찾아갑니다. 선수가 쓰던 방을 보고, 선수가 밥을 먹던 식탁도 봅니다. 부모님을 통해 듣는 선수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작은 소설과도 같습니다. 과거를 떠올리며 아련히 전해주시는 부모님의 눈을 보면, 선수가 마치 제 눈 앞에서 자라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면 저는 가정방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단지 선수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레드스쿨이 만든 것은 아닐거라고요. 만나러 가는 길, 벨을 누르는 과정, 이야기 하는 시간, 돌아오는 길. 그 과정을 겪은 코치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아이를 사랑으로 키웠던 마음과 정성을 조금이나마 받게 됩니다. 자유를 주고 때론 강제하기도 해야 하는 교육 상황 속에서 좀더 높은 힘을 부모님께 받는 것입니다.  ‘찰칵’ 가족사진을 찍으며 가정방문을 마무리 합니다. 때론 레드의 인사인 얼싸안기도 합니다. 어려운 길, 부모님께 받은 사랑이 코치에게는 ‘희망’이라는 높은 힘으로 바뀌는 순간들입니다.  ‘사랑’과 ‘희망’이 레드스쿨의 코치들이 선수들을 바라보는 마음입니다. 사랑이 없다면 틀렸다고 판단되는 순간 답을 말해줍니다. 희망이 없다면 기다림을 감수하지 않습니다. 자유롭게 꺼내는 선수들에게 때론 모든 것이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 교육이지만 좀더 높은 힘으로 선수들을 키워갑니다. 아마 다음 주에도 또 다른 코치님께서 이런 마음으로 가정방문을 떠나실 겁니다. 먼 길 조심히 다녀오세요. 고맙습니다. -중농 소낙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