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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 칼럼 140 처음.

오작교

407 0 16-10-28 23:53

누구에게나 처음은 중요합니다.  처음 발을 땐 순간, 처음으로 부모님 몰래 군것질 한 그 구멍가게, 처음 그 사람을 만난 그 장소, 등 우리들의 기억 속에는 처음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마 우리들은 그 처음이라는 그 경험을 토대로 나머지 경험들을 기억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군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저는 이제 큰일 났습니다. 첫 담임을 레드스쿨에서 해버렸으니까요.  레드스쿨에서의 담임은 다른 학교에서의 담임과는 다릅니다. 그냥 학교 잘 다니는지 공부 잘 하고 있는지 확인 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표 선수들의 담당 코치 역할로서 학습, 생활, 식습관, 잠옷을 입는지도 세세하게 코칭합니다.  직접 그 집도 방문해서 부모님과 이야기도 해 보는 시간도 갖으며 부모님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해 나아갑니다.  그러기에 더더욱 담임을 한 선수들에게 담당 코치로서 책임감도 생깁니다.  저에게는 2015년 한 해 담당한 1학년 선수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키도 작고 어리둥절해 보여 중학생의 모습보다는 초등학생의 모습이 더 어울렸습니다.  초등학생 때 자유롭게 놀고 수업도 마음 내키는 데로 하던 생활에서 빡빡한 레드스쿨 생활에 적응하려니 힘든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늦게 자는 것은 처음이라 아침만 되면 졸기도 했고 이렇게 많은 숙제를 해 본적이 없어 툭하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3월에 학년 여행을 갔을 때만해도 어두운 밤이 무서워 화장실을 못 가는 아이들이었습니다.  한데 지금은 다릅니다. 1년이란 시간이 무색하지 않게 1학년 선수들이 아주 멋지게 자랐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이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지각도, 조는 모습도 줄었고 이제는 2학년이 되어 1학년 동생들을 맞이할 준비에 ‘형’티도 납니다.  물론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국토순례를 걸으며 엄마한테 힘들다고 전화하겠다고 떼쓰던 일,  처음으로 무감독 시험을 치러 보는 일, 같이 주먹밥 만들어 보는 일, 놀렸다고 울던 일, 쉬는 시간마다 농구하던 일..  그런 일들이 있었기에 더욱 성장할 수 있었겠지요. 선수들만 컸던 것은 아닙니다. 저도 코치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배드민턴 치면서 공 줍는 실력, 같이 노래 들으면서 알게 된 여러 가수들, 우는 선수 달레는 방법, 영어 단어를 외우게 동기 부여하는 법, 13살 남자들의 언어, 등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선수들 한 명 한명의 특성을 보고 그에 맞는 안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반의 운영에도 신경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났던 모든 선생님들은 자기가 처음 맡은 아이들을 평생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첫 담임을 레드스쿨에서 레드 1학년 재현, 근효, 태곤, 정우, 창영, 상원, 석진 선수들과 함께 하게 되어 저는 진짜 큰일 났습니다.  평생 배운 것도 느낀 것도 고스란히 기억하며 이 선수들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으니 말입니다.  -레드스쿨 교농 잎색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