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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칼럼109 북산 점호

오작교

315 0 16-10-28 23:30

매주 금요일 아침 6시 20분.  선수들은 잠에서 깨어나 인사와 체조를 하고 북산에 오릅니다.  오늘은 미션이 주었습니다. 산에 가는 길에서 있는 것들을 찾아오는 겁니다.  늘 곁에 있지만 모르고 있었던, 자세히 보면 보이는 것들.  1.솔방울 2.찔레꽃 3.개망초(개란꽃) 4.질경이 5.고사리 6.상수리나무잎  제가 먼저 북산에 올라 기다리는데  6학년 수능반 선수들이 가장 먼저 올라왔습니다. 미션을 잘 수행했을까요?  1.솔방울 2.클로버꽃 3.쑥 4.청개구리(!)  어이쿠. 솔방울 하나만 제대로 가져왔네요. 요즘 아이들이니 모를 수 밖에...  하고 생각할 뻔 했는데, 뒤이어 올라온 선수들은 여섯 가지를 모두 가져온 방이  하나, 다섯 가지를 찾아온 방이 3방이나 있었습니다. 찔레꽃과 질경이를 알다니 놀랬습니다.  선수들은 그렇게 북산에 모여  기은아(자기이름) 사랑한다.  아빠 사랑합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큰소리로 외치는 것으로 점호를 마치고 북산을 내려왔습니다.  처음 금요일 아침 북산오르기를 시작했을 때 저는 선수들이 짜증을 내지 않을까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헉헉 거리며 가파른 산길을 올라온 선수들이  얼마나 환하게 웃는지 놀랐습니다.  그날 선수들의 밝은 미소에서 저는 귀한 가르침을 하나 배웠습니다.  북산 오르기가 귀찮고 힘들었던 것은 선수들이 아니라 바로 저였던 것을 알았습니다.  선수들의 레드 생활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점호로 시작해서 수업으로 꽉찬 하루를 보내고, 운동과 공부,  숙제로 밤 12시 1시까지 무가탈 학교실을 50명이 넘는 선수들이 밝히는 날들이 많습니다.  지켜야할 규칙과 성자되기를 비롯한 할 일은 또 어찌나 많은지요.  하지만 선수들은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선수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정말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선수들이 그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그것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선수들을 잘 도와주고, 잘 안내할 수 있을까요?  나는 레드스쿨 선수촌코치 역할을 잘 하고 있나요?  선수들을 보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봅니다.  선수들 고맙습니다. 저는 자꾸 잃어버리는데 언제나 미소를 간직하고 있어서.  코치라는 이름으로 와 있지만 오히려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모습에서 오늘도 배웁니다.  아름다움과 미소와 당당함과 성실함과 성장을.  선수들도 제게서 아름다운 무언가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은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을 살기로 다짐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예.  나는 미소를 잃어버렸어.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  민들레가 내 미소를 간직하고 있으니.  만약 당신이 미소를 잃어버렸다 해도  괜찮아.  당신을 위해 민들레가 간직하고 있는  그 미소를 볼 수 있다면.  - 틱낫한  선수촌코치 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