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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 칼럼 102 :" 얘들아 지금은 차 마실 시간이야"

오작교

401 0 16-10-28 23:23

봄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다시 온 봄날에 레드는 지금 눈이 부십니다.  그런데 봄 이야기를 해도 될런지요.  어른인 것이 미안해서  선생인 것이 미안해서...  다시 온 봄을 어찌해야 할지  이 아이들을 어떻게 봐야 할지  다 어른인 것이 미안해서입니다.  <멋진 뼈다귀>란 그림책 속의 봄 풍경입니다.  해마다 봄이 오고 4월이 시작되면 엎드려 읽던 그림책입니다.  주인공 펄은 학교가 끝나도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세상에 볼 게 너무 많잖아요.  그러던 봄날 펄은 집으로 가다가 숲 속 봄 풍경에 반해  “아, 너무 좋아”  혼잣말을 하고는 눈을 지긋이 감고 봄에 빠져버립니다.  그렇게 이 그림책은 시작되지만 난 여기까지만 읽어요.  봄을 느끼는 주인공 펄의 모습이 너무 이뻐서  그냥 여기까지만 읽고 보고 그래요.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란 그림책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검피아저씨는 강가에 살고 배가 한척 있지요  어느 날 아저씨가 배를 끌고 나오고  동네 아이 둘이 태워 달라고 하자  아저씨는 서로 싸우지만 않는다면...하고는 태워줍니다.  그 다음 토끼가, 고양이가, 강아지가 태워 달라하고  검피 아저씨는 그 때마다.  깡충깡충 뛰면 안 된다/  강아지에게는 고양이를 못살게 굴면 안 된다/  배 안을 더럽히면 안 된다/  하면서도 다 태워줍니다.  차례차례 올라타고 뱃놀이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럴리가요!  곧 배는 뒤집히고 모두 강물에 빠지고 말지요.  검피아저씨와 동무들은 강기슭으로 올라와  따뜻한 햇빛에 몸을 말립니다.  그리고는  “얘들아 집으로 돌아가자 지금은 차 마실 시간이야”  소리에  이렇게 한 줄지어 아저씨 집으로 돌아갑니다.  해가 지고 하루종일 차마시며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검피 아저씨는  “잘 가거라. 다음에 또 배 타러 오렴”합니다.  검피 아저씨는  어린 동무들이 싸울 줄 알고 있으며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다닐 줄 알았으며  돼지가 더럽힐 줄 알았으면서도  배를 태워줍니다.  빠질 줄 알았던 거지요.  검피아저씨는 그대로 봐줍니다.  그대로 인정해 줍니다.  누군가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기도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차를 타주고 함께 차를 마십니다.  “It’s time for tea.”  “얘들아 차 마실 시간이야”  차 마실 시간! 참 기분 좋은 말입니다.  차 마실 시간. 차 마실 시간. 차 마실 시간이야.  월요일 수업  아이들과 무슨 차를 마실까?  맛난 차를 준비하고  차에 어울릴 꽃잎도 준비하고  차와 마실 과자도 하나씩 준비해 봅니다.  우리 아이들과 꽃그늘 아래  모여 앉아 차를 마셔도 되겠지요?  “얘들아 차 마실 시간이야“하면서요.  검피 아저씨 같은 어른이 되고 싶어요  검피 아저씨 같은 선생이 되고 싶어요  이리도 슬픈 봄날이지만  아이들과 차를 마시며  저 숲속의 펄처럼 나는  그대로 내가 봄이 되고 싶어요.    레드스쿨 참외 코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