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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 칼럼 90 - 인생창업식 창업선수 성민호의 답사

오작교

373 0 16-10-28 21:36

오랜만에 밤 산책을 했습니다.  달리던 마을길, 공부하던 다나의 집, 뛰놀던 아하정원...  발 닿는 곳마다 물감이 번지듯이 그때 그림이 그려집니다.  벌써 5년이 흘렀구나. 그동안 오갔던 사람들의 얼굴과, 일어났던 사건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면서 이내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5년 전 입학식 때, 바로 이 자리에서 아버지께서 눈물을 흘리시며 저를 맡기셨습니다.  아빠, 저 이렇게 컸습니다. 다 아버지 덕분입니다.  제 앞에서는 잘 표현 않으셔도 뒤에서는 아들 자랑을 하시는 것 알고 있습니다.  아빠 저는 레드에서 그 어떤 학교에서도 만날 수 없는 값진 것을 받아갑니다.  그동안 고집 부려서 죄송합니다. 레드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어깨에 짐 놓으시고 일 너무 많이 하시지 말고 하고 싶으셨던 공부, 하세요.  코치님들, 저희는 이렇게 갑니다.  그동안 수없이 말썽도 피우고 속도 썩였습니다.  때로는 코치님들을 원망한 적도 있고 투덜거리기도 많이 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알겠습니다.  코치님들 한분 한분은 다 저희를 위해서, 다 저희 잘 되라고  밤낮 선수들만을 바라보시며 애써주시는 분들입니다.  한 몸 바쳐서 레드에 팔 걷어붙이고 뛰어드신 분들입니다.  코치님들의 그런 뜨거운 열정이 있기에 저희가 있고 학교가 있습니다.  코흘리개 어린애 때부터 이렇게 청년이 되기까지 저희를 키워주신 분이 바로 코치님들입니다.  가르친다는 말보다 키운다는 말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선생님’보다 ‘코치님’이라는 말이 훨씬 더 익숙해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께 감사한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수련회를 통해, 강의를 통해 보여주신 수많은 가르침들도 있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감사한 것은 저희를 손주로 삼아주신 것입니다.  레드가 있게 해주셔서, 그곳에서 저희의 할아버지로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게 이름 불러주시던 모습, 환하게 웃어주시던 모습,  때론 무섭게 호통 치시던 모습들 너무나 선명합니다.  누가 뭐래도 저는, 저희는, 아침햇살 할아버지께 배웠습니다. 할아버지 손주입니다.  늘 기도해 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하시는 것보다 더 큰사람 되겠습니다.  입학할 때 아버지가 했던 말처럼 할아버지보다 더 큰사람 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레드는 익어감입니다.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공간에 살고, 같은 곳을 달린 우리는 레드 가족입니다.  때론 불 튀기게 싸우기도 하고, 힘들 때 얼싸안아주고, 서로 속깊은 이야기를 하며  그렇게 우리는 레드에서 익어가는 것입니다.  그동안 더 따뜻한 선배가 못 되어서, 더 나은 문화 만들어 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특히 이제 수능생이 되는 6학년 선수들에게 더 미안합니다.  더 챙겨주고 더 잘해줬어야 했는데, 더 많이 이야기 나눴어야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든든하게 레드의 기둥으로 자라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가지만 더 좋은 학교 여러분 손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알겁니다. 분명히 레드는 좋은 곳입니다.    얘들아, 우리 이제 스무 살이다.  한낱 어린애였던 우리가 방장이 되고, 선배가 되고, 수험생이 되고...  어느새 이렇게 졸업을 한다는 게 잘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컨테이너에서 듣던 수업, 다나의 집 찬 바닥에 모여 앉아 무지개 코치님이 과학책을 읽어주시던 기억,  어색했던 반별 여행, 모두 방장이 되어 둘러 앉아 어떻게 동생들을 도와줄까 회의를 하던 기억,  검정고시 준비기간에 말 안 듣고 놀다가 삼두매 코치님께 영상통화로 혼났던 기억,  수능생 되어 꾸역꾸역 공부하던 기억, 밤새 스승의 날 선물을 만들던 기억,  평화홀에서 몰래 라면 끓여먹던 기억...  이렇게 우리는 서로 살 비비며 이렇게 익어왔습니다.  서로 닮아가고, 더 넓어지고 깊어졌습니다.  한 밥 먹고, 한 방에서 공부한 우리는 진짜 친구입니다.  졸업하더라도 우리는 레드 출신이고 레드가 모교임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레드에서 배운 대로 살 것입니다. 내 소중한 친구들아, 진짜 우리 멋있지 않았냐?  너희들이 내 친구인 것이 너무 고맙다. 사랑한다. 우린 진짜 친구다.  저희 이제 졸업합니다. 저희가 레드를 만날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레드에서 저희가 얼마나 컸는지, 저희도 모르는 새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습니다.  더 큰 세상 나가서, 레드에서 배운 많은 것들 하나씩 보여주며 그토록 외쳤던 무가탈, 해내겠습니다.  선수들, 코치님들, 살림마을 식구들, 할아버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이제 물러갑니다. 아니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  지난 5년간 선수들과 주고받은 사랑, 그리고 감동으로 우리는 충분합니다.  많이 사랑했습니다.  그대들은 우리가 눈물과 땀과 열정으로 지어낸 작품입니다.  이렇게 커주어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레드스쿨 코치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