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469 0 17-05-05 16:50
<br /><br /><br /> 며칠 전 작년에 졸업한 선수가 월요 조회에 발표한 연설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신입 선수들에게 연설 잘하는 롤모델을 보여주고 싶어 다시 찾아 틀었던 그 영상에서 저는 문득 ‘그때와 달라진 현재’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의로운 나라에서 살게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라고 외치는 선수의 연설에서 그 말미에 “그래서 코치님들께 요청드립니다. 저희 선수들이 좀 더 세상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레드에 신문을 비치해 주십시오.”라는 문장이 있었던 것입니다. 1년 전 그때와 다른 지금의 현재, 레드 1층 홀에는 동아일보와 한겨레신문이 나란히 비치되어 있습니다. 지난달에 레드 선수들과 코치들은 4박 5일간 국토순례를 다녀왔습니다. 뜨거운 햇살을 견디며 섬진강의 끝을 향해 걸었던 걸음. 그 도착의 순간에 레드는 하늘로 모자를 던지기 보다는 가만히 눈을 감고 묵념의 의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선수대표는 세월호에 편지를 코치들은 세월호를 추모하며 몸기도를 하였습니다. 국토순례 1년차인 선수들과 5년차인 선수들이 서로 손을 잡고 그 언저리쯤의 나무에 노란 리본을 묶었습니다. 자신들 또래의 학생들이 차가운 바다에 그저 가만히 가라앉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지금 시대의 아이들. 레드의 몇몇 선수들의 손목에는 여전히 노란 리본이 매달려 있습니다. “이게 나라냐?”,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가?”를 말하는 목소리를 졸업한 선수의 연설에서도 그리고 여전히 어딘가에 리본을 매다는 레드 선수들의 마음 속에서도 코치인 저는 항상 듣고 있습니다. 플라톤의 <국가>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가 국가를 건설하는 목적은 한 집단을 특히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최대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할 걸세, 우리는 그런 국가에서는 정의를 발견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 소수의 몇몇이 행복한 세상이 아닌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나라에서 우리는 정의란 이런 것이구나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신문을 교체하며 방송을 하였습니다. “오늘 신문 왔습니다.” 득달같이 레드 5학년 아이 하나가 오늘 신문을 보기 위해 뛰어나와 어제 기사였던 대목 하나를 말하며 재미있었다고 말을 합니다. 저는 웃으며 그 기사를 읽었느냐며 간단하게 서로 촌평을 나누었습니다. 정의가 무엇이냐고 물을 수 있는 선수들, 세상이 지금 행복한지 물을 수 있는 선수들, 그리고 학교에선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선수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그때와 다른 지금을 만들어 주는 교육. 저는 여전히 정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지만, 지금 레드스쿨은 모두의 행복을 위해 정의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학교로 매 순간 나아가고 또 그런 교육하고 있습니다. 5월 9일 모두가 행복한 국가를 만들 대통령이 선출되길 기도하며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 중농 소낙비 코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