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468 0 17-04-29 23:51
<br /><br /><br />오늘은 레드스쿨 입학 과정에 있는 선수들과 대둔산에 올랐습니다. 중등 2학년에 입학 예정인 남학생과 여학생입니다. 처음 산행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데 여학생이 청바지에 니트 차림으로 오는 것입니다. 산에 올라가려면 꽤 힘든 일인데 옷을 바꿔 입는 것이 어떠냐라는 말에 지금 가지고 있는 옷이 이 것뿐이라며 괜찮다고 했습니다. 방장 언니의 도움을 받아 옷을 빌려 입고 도착한 대둔산은 초여름 날씨였습니다. 몸을 풀고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는데 산의 초입에서 여학생이 표지판에 878m가 적혀 있는데 878m만 가면 도착하는 것인가 물어봤을 때 웃으며 적혀있는 것은 정상의 높이고 실제로는 경사진 등산코스를 따라 올라가니 더 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듣는 여학생의 표정이 얼떨떨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올라가는 길에 산 중턱에서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해서 쉼터에서 쉬면서 등산을 얼마나 해봤는지 물어봤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동산을 두 번 올라본 것이 끝이고 이런 산은 처음이라고 답을 하는데, 저는 15살까지 등산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에 놀라웠습니다. 여학생은 자신이 깃털체력이라면서도 한 걸음씩 올라갔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며 밑을 보지도 못하며 바람에 흔들리는 구름다리도 지나고 삼선계단도 지나면서 꿋꿋하게 앞으로 갔습니다. 정상에 도착할 즈음에는 이마에 구슬땀이 나고 있었습니다.여학생은 레드에 들어오기 전에 몇 분 거리에 있는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 사이만 돌아다닌 학생이었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면서도 학원에서 밤 12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는 상황이라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20년 전의 저의 생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 나은 고등학교에 가기위해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더 좋은 대학교에 가기위해 새벽까지 야자를 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여학생의 부모님은 공부도 좋지만 운동도 시키기 위해 레드에 입학을 추천했다고 합니다.레드에서 달리면서 옆구리가 아픈 것도 처음 느껴보고, 발성을 하면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소리도 질러보고, 대둔산을 오르며 등산을 처음 해보는 등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한계가 여러 번 깨지는 경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상에 못미쳐 여학생이 힘들어 할 때 “너가 깃털체력이라며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두 발로 걸으며 올라가고 있지 않니? 누구도 널 대신해서 올라갈 수 없고, 너 스스로의 힘으로만 정상까지 갈 수 있어.”라고 코칭하는 말에 귀기울여 듣고 묵묵히 올라갔습니다.레드에 오게 되면 어느 선수든 자신의 한계를 만나게 됩니다. 레드스쿨의 장점은 지력, 체력, 심력의 성장에 대해 폭넓은 교육으로 접근하여 타 학교에 비해 선수마다의 한계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는 선수들만이 성장을 누릴 수 있게 되고 자신이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살아갈 삶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낼 수 있게 하는 것은 꿈을 이루기 위한 단계를 밟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입니다. 레드는 선수들을 용기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학교입니다.-완농 무지개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