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425 0 17-04-06 22:56
내가 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나 TV 속 드라마를 봐도 학부모의 ‘치맛바람’은 종종 학교로 불어오곤 한다. 그 바람이 학교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때도 있지만 때론 조용한 학교를 뒤흔들어 놓기도 한다. 특히 지금처럼 새 학기가 시작되는 봄이 오면 당신들의 자녀가 혹여 학교에서 부당하게 대우 받을까봐 치맛바람은 봄바람을 타고 학교로 불어온다. 하지만 그 치맛바람 잦아드는 곳이 있으니, 바로 레드스쿨이다. 몇몇 학부모님들은 레드에 자주 가고 싶어도, 워낙 산 속에 있어서 쉽지 않다며 치맛바람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레드는 치맛바람이 불어오기도 전에 학부모 수련회를 개최한다.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1박 2일 동안 자녀들과, 다른 학부모님들과 함께 경험하면서 자녀들이 어떤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 지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레드스쿨 설립자이시자 마스터코치인 아침햇살님의 강의와 자녀들을 직접 가르치는 코치들과의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레드스쿨 학부모 수련회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우선 아침햇살님이 직접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있다. 단순한 그림책이 아닌 아침햇살님의 해설을 통해 레드의 가르침이 나아가는 방향과 그 과정 속의 의미를 설명해 주신다. 이러한 그림책을 자녀인 선수와 학부모가 같이 들으면서 ‘우리’가 이런 것을 배우고 있구나. 라는 것을 같이 교감할 수 있다. 다음은 학년별 가족소개 시간이다. 이 시간을 구성하기 전에 코치들은 이 시간이 간단한 인사와 소개로 짧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학부모님들은 자연스럽게 자녀 이야기를 꺼내 놓으면서 부모로서의 기대와 고민, 또 격려와 다짐을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학년별로 그 이야기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단순히 소개 시간을 넘어 뭔가 끈끈한 유대감이 올라왔다.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어려움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선수들을 통해 무가탈을 이루려는 학부모님들의 결연한 의지는 보는 내내 뭉클했다. 공동체놀이는 선수인 자녀들과 학부모가 땀을 흘리면서 서로의 사랑과 협동심을 몸소 느끼는 시간이었다. 같이 레드스쿨과 관련된 퀴즈를 맞히면서 레드를 알아가고, 춤을 추고 풍선을 터뜨리면서 함께 웃고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면 누가 선수고 학부모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나가 된다. 그렇게 첫째 날 일정이 끝나고 나면, 학부모님들은 자녀들과 선수촌에서 함께 잔다. 같은 곳에서 자면서 선수들이 어떤 마음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잠자리에 드는지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얼굴을 마주보고 손을 잡고, 꼭 껴안으며 같은 꿈을 꾼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학부모님들과 선수들은 같이 아침운동을 한다. 우렁찬 기합을 시작으로 온 가족이 죽도를 들고 빠른 걸음 100개를 해내고, 호구를 갖춘 자녀들과 대련도 해보면서 우리 자녀들이 체력적으로 하루하루 얼마나 강인해지는지 직접 알 수 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얼마나 레드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그 갈망의 열기가 느껴진다. 그 후 선수들과 함께 엣지식을 먹으면서 먹거리와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긴다. 같이 땀 흘리고 먹는 아침진지는 선수들과 학부모님들을 한층 더 가깝게 만든다. 1박2일의 학부모 수련회 꽃은 아침햇살 할아버지와의 함께 공부 시간이다. 선수들과 학부모님들이 하나의 주제가 담긴 책을 읽고 그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고 이야기로 나누는 시간이다. ‘책이 삶 속에서 얼마나 익숙한가’ 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독서의 장점과 필요성에 대해 토론하면서 선수와 학부모의 생각의 차이를 알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또한 함께 공부의 에너지를 느끼며 앞으로 레드가 추구하는 학습방법과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학부모와 학교를 연결하고 그 속에서 자녀와 소통하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레드스쿨은 단순히 학교로 찾아오는 학부모님들을 치맛바람이 아닌 선수와 코치가 함께 하나의 꿈인 무가탈을 이루어 낼 ‘봄바람’ 으로 바꾸고 있다. 더 나아가 학부모 수련회 때 불어온 봄바람을 타고 레드는 아침햇살 마스터코치님의 발원으로 학부모님들과 함께 공부로 이 봄바람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이리하면 언젠가 레드 모든 선수들이 ‘가문의 봄’을 맞지 않을까. 이대로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