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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칼럼 267 - 프로젝트 수업 어떻게 할 것인가

다온

1,782 0 18-07-29 19:38

  이번 학기 새롭게 개편된 프로그램 중 선수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수업이 있습니다. 바로 선수들이 직접 개설하여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업입니다. 학과목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분야의 관심사에 대해 코치님을 섭외하여 개설한 수업이지요. 자수를 놓아 물건을 만들어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겠다는 선수, 요리를 만들어 금산 할머니 할아버지께 대접하겠다는 선수, 레드스쿨의 다양한 모습을 조사하여 통계로 정리하겠다는 선수, 달걀에서 병아리를 부화시키겠다는 선수, 척박한 땅을 일구어 씨앗을 심는 선수, 연기 프로젝트 선수 등 선수들 개개인의 흥미에 맞는 수업들이 개설되었습니다.


  코치로서 처음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할 때는 설레는 불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선수들을 이끌고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금세 사라지고 프로젝트 수업 시간이 다가오면 선수들에게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이냐며 설레는 마음으로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선수들이 직접 만든 수업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따로 없었으며 흥미없는 학생을 억지로 이끌어야 하는 어려움도 없었습니다.


  병아리 프로젝의 이야기입니다. 유정란과 무정란도 구분하지 못하던 선수들이 부화기를 만드는 방법을 조사하고 유정란과 부화기 재료를 구해 온도조절기까지 갖춘 달걀들의 안락한 보금자리가 만들어 졌습니다. 6시간에 한 번씩 달걀을 뒤집어주는 당번을 정하고 엄마처럼 달걀들을 돌보는 선수들을 보며 코치님들도 병아리의 부화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병아리가 부화했지만 아픔도 있었습니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해 죽은 병아리, 갑자기 돌연사를 한 병아리, 실수로 병아리 집을 열어 두어 고양이에게 먹힌 병아리 등을 묻어주며 생명의 신비 속에 죽음의 무게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가슴 뛰는 만남과 가슴 아픈 이별을 만나며 귀여운 병아리를 만난다는 마음에 마냥 들떠있던 처음의 모습과는 다르게 어느새 훌쩍 성장해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식물을 통해 생명의 신비를 느끼는 프로젝트 팀도 있습니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사는 레드 선수들이지만 농사 프로젝트 선수들을 보고는 정말 자연을 누리고 산다는 것은 저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밭으로 적절한 땅을 고르기 위해 레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고 밭에 있는 자갈을 모두 골라내었고 산에서 양분이 많은 흙을 퍼다 나르며 자그마한 밭을 일구어 냈습니다. 씨앗을 구하여 하루하루 정성을 기울이며 물을 주고 식물들을 돌봐주며 새싹이 자라나고, 주변 마을 어르신들이 기르는 채소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무럭무럭 식물들을 키워내고 있는 선수들이었습니다. 이런 선수들의 사랑에 무더운 여름이 찾아와도 밭의 식물들은 문제없이 자라날 것입니다.


이 외에도 프로젝트 수업 하나하나에서 느낀 즐거움을 말하자면 끝이 없겠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에서 제가 배운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울 때 선수들은 도전했고, 진정한 앎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살아있는 수업을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전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 레드스쿨 육농 오작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