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600 0 19-05-14 09:58
레드칼럼 – 내가 만든 체육수업
레드스쿨 체육 시간에는 검도, 달리기, 남자/여자 체육 수업이 진행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돌아오는 체육 시간은 선수들이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운동에 익숙한 남자 선수들과 달리 여선수들은
체육 시간이 어렵고 지루하기도 하였습니다. 여자 체육 시간에 대해 회의를 하던 중
‘우리가 직접 수업 계획을 짜 보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종목들을 주차별로 정하고, 남자 선수들을 섭외하여
배드민턴이나 축구 등의 기술 등을 배워보기로 조율하였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눈을 반짝이며 조율에 참여하고 이런 체육 수업은 처음이라며 즐거워하는 모습입니다.
첫 번째 시간은 가볍게 피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직 쌀쌀한 날씨지만 반팔을 입고 승부욕을 뽐내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너도나도 공에 집중하며 즐겁게 뛰어 놉니다. 평소에는 몰랐던 동생, 친구, 언니의 피구 실력에
놀라며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쁜 눈과 입들이 있습니다.
누가 정해주는 수업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수업을 직접 만들어 진행하니 더욱 즐거운 것이겠지요.
수업을 마치며 “다음 주에는 뭘 하기로 했지?”라며 다음 수업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 대화를
나누는 선수들도 있고, 피구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아하정원에서 공 주고받기 놀이를 하며
즐거움을 이어가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선수들이 직접 만드는 수업에서 저는 지켜보고 요청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밖에 할 일이 없습니다.
계획부터 준비, 실행까지 1학년에서 5학년의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낸 수업에 저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체육 시간이 무서워 양호실을 찾거나 공이 날아오지 않는 구석 자리를 찾아다니던
허약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이지만 이런 시간이라면 앞으로의 체육시간을 저도 기다리게 될 것만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선수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앞으로 선수들과 함께할 단체줄넘기, 발야구, 축구, 야구, 물총싸움이 아주아주 기대가 됩니다. 이번 학기가 끝나면 레드를 대표하는 체육인들이 되어있을 여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 레드스쿨 육농 오작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