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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306- 공부는 경쟁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려고 하는 것

RED

822 0 19-10-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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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에 4번씩 찾아오는 시험기간이 2019년 가을에도 어김없이 레드에 찾아왔습니다. 레드 선수들도 여느 학생들처럼 공부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무가탈 시간이면 떠드는 선수들, 꿈나라에 빠진 선수들과 실랑이를 하는 것이 사감코치님들의 일이지요. 그런 선수들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함께 공부’입니다. 무가탈 1교시에는 학년과 성별을 가릴 것 없이 선수들끼리 서로 멘티-멘토가 되어 상호학습을 진행합니다. 물론 상호학습 시간 중 절반 정도는 잡담이 섞여있겠지만 그 시간에 선수들은 공부를 하면서 깔깔거리고 행복해하는 모습입니다. 경쟁에 익숙했던 선수들이 자신의 노트를 꺼내 다른 선수들에게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자신의 설명으로 어떤 선수가 좋은 결과를 얻으면 자신의 일처럼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함께 공부를 통해 선수들은 학과목적 지식뿐 아니라 상대방의 수준과 입장에 맞추어 이야기하는 법, 질문하는 법, 감사와 기쁨을 함께 나누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지식만큼이나 중요한 공동체의 성장을 위해서도 선수들은 함께 공부합니다. 레드에서는 주기적으로 전교생과 코치님들이 함께하는 가족회의를 개최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가족회의의 안건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공동체 문화를 어떻게 개선할 지와 레드 선수들이 입양한 유기견 흑주가 어떻게 하면 우리와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였습니다. 공동체 문화에 대해 한 선수는 이렇게 고민을 털어 놓습니다. 선수들이 학교에 대해 건의하고 바꿔나가고 싶은 것은 많은데 정작 자신을 고치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요. 그런 선수들에게 사소한 규칙부터 지켜 나가며 우리를 먼저 성장시키자고 이야기를 하면 요즘 소위 말하는 “꼰대”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그냥 자기도 나몰라라 하고 편하게 지내면 될 텐데 리더 선수들은 용기내어 악역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답이 없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답이 너무나도 많은 어려운 공부이지요. 누구보다 잘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함께 잘 살기 위한 공부입니다.


 공부는 왜 할까요? 교사로서 잊어서는 안 될 질문 중 하나이지만 사실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점수와 석차라는 숫자 몇 개로 인해 한창 꿈꿔야 할 청소년들이 교과서에만 파묻혀 있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레드 선수들을 포함한 모든 청소년이 높은 성적이라는 일차원적인 목표에 매달려 주변 친구들을 밟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알면 알수록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공부할수록 겸손하게 되는 인생 공부를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경쟁하며 서로를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함께 더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지를 위한 공부를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레드스쿨 육농 오작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