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756 0 19-05-14 10:12
레드 칼럼
레드스쿨에서의 두 달을 되돌아보며
레드스쿨의 코치가 된 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칼럼을 쓸 차례가 오면서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정신없이 지나간 두 달이었네요.
전 담임 코치를 맡지 않아서 수업 외적인 면의 관리는 비교적 덜한 편이라
다른 코치님들이 코칭하는 모습을 관찰자 입장에서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두 달 동안 레드에 그리고 레드 선수들에게 정말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는데요.
그 때 마다 침착하게 상황에 맞는 빠른 판단으로 올바른 코칭과 대응을 하는 선배 코치님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왜 대안학교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했는지,
나는 과연 레드스쿨에 맞는 코치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레드스쿨에 오기 전 일반 학교와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고, 가르치는 일 자체를 좋아해서
제 수업을 듣는 아이들에게 학업적인 부분에서 조금이나마 더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학생들과 지내면서 그들이 학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장래와 가족, 친구와의 관계 등
많은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의지가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레드스쿨을 알게 되었고, 레드스쿨의 지향점이 제가 추구하는 목표와 같다고 생각하여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처음에는 쉽지 않듯이 선수들의 생활이나 학업 외적인 부분을 관리하는 일이
수학개념 하나 더 알려주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문제를 읽고 조건에 맞게 개념을 쓰면 해답이 나오는 수학문제와 달리
개개인마다 다른 성격과 생각을 가진 선수들에 맞는 코칭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법이 완벽한 정답이 아닌 경우도 있었고,
코치님들마다 코칭 방법과 생각이 다른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레드스쿨의 선수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갖고 다른 코치님들의 코칭 방식을 계속 관찰하면서
‘나라면 저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어떤 방법이 선수들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더 나은 방법일까’
생각해보고 또 고민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코칭을 시뮬레이션 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마다 이제까지 겪어 보지 못한 상황들과 나와 다른 사고를 가진 선수들 각각에 맞는 방식으로
코칭하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른 선배 코치님들처럼
잘 해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고민에 빠져있었을 때 463기 깨기 정진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리고 그곳에서 산파 다함님과 지금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 나눌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때 다함님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수학을 가르치는 일은 오랜 시간 해온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지만,
그 외의 부분을 코칭하는 것은 처음해보는 일이니까 어렵고 힘든 것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상황이나 선택의 기로에 닥쳤을 때 처음 레드스쿨에 올 때의 마음을 떠올리고,
꾸준히 노력하고 연습하면 수학을 가르치는 일처럼 해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함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선수들과 가까운 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선수들의 고민을 나누는 코치가 되고 싶어
레드스쿨에 왔지만, 처음이라 서툴고 어려워서 하고 싶었던 일 자체를 멀리 하려고 했던
제 자신을 깨닫고 반성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좀 더 세세히 관찰하려고 합니다. 선수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생각과 마음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그리고 선배 코치님들께 더 많이 물어보고 배우고자 합니다.
빨리 가려고 하기보다는 처음 레드스쿨에 왔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것입니다.
최고가 되고자 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은 길을 알려주기보다는 옳은 길을 함께 걸어가는 코치가 되겠습니다.
수학 담당 초록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