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온
382 0 17-11-05 13:09
그 옛날 초등학교 운동회가 생각납니다.“청팀 이겨라~ 홍팀 이겨라~” 짝짝짝, 짝짝!! 337박수도 동원되고, “청팀이 이겼다고 전화왔어요. 아니야 아니야 그건 거짓말, 홍팀이 이겼다고 전화 왔어요~”라는 응원노래도 울려 퍼집니다. 이렇게 열띤 응원과 각 종목의 경기들이 신나게 진행되는 동안 운동장 주위에는 부모님들의 열띤 카메라 셔터 소리와 자녀를 응원하는 함성들이 어울려집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가족들이 싸온 김밥과 다양한 음식들이 그 날의 기분을 더욱 즐겁게 만들었습니다.<br />1년에 두 세번 레드를 오게되는 부모님들에게 선수들과 함께 즐겁게 어울리는 장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의미에서 그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처음으로 가족운동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대부분 멀리 사시는 부모님들이다보니 아침부터 참석이 어려우셔서 점심부터 참석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많이 못 오시지 않을까 했지만 70여분 가까이 참석해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br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선수와 학교에 대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이어지는 선수들의 깜찍한 댄스공연, 그리고 아버님들의 족구시합에서 화려한 아버지들의 기술을 보면서 코치들과 선수들도 “역시 레드 선수 아버님들이야”하며 감탄을 했습니다. 이어지는 명랑운동회에서 온몸을 던지며 뒹굴며 판을 뒤집기 하시던 모습들, 꼬리잡기하며 선수들과 똑같이 열중하시던 모습들, 신발던지기에서 하늘 높이 올라가는 신발들처럼 크게 웃고 즐거워 하시는 얼굴들, 단체 줄넘기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넘으려고 힘껏 점프하시다가 걸렸을 때의 마안해하는 재미있는 몸짓들, 무엇보다도 단체 줄다리기에서 선수와 부모와 코치가 하나되어 서로 “으쌰” 으쌰!“를 외치며 줄을 당기며 한 마음 한 뜻으로 온 힘 다했던 순간들이 지금도 생생합니다.<br />부모님들이 참여를 잘 안해주시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는 반대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고 다양한 간식으로 든든한 후원도 해주시며 여러 모양으로 사랑을 듬뿍 담아주셨습니다. 자녀와 함께 어울리며 뛰고 달리고 온 힘 다해 경기에 임하시는 모습들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과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우리 레드는 선수와 가족과 코치들이 하나가 되어 삶을 작품처럼 살아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삶을 예술로 살아가는 우리 레드의 자랑이 아닐까 합니다. <br />가족과 함께하는 운동회는 처음이라 여러 모양으로 부족했던 점이 많았을텐데도 격려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들께 다시 한 번 고마움이 올라왔습니다. 다음에는 더 섬세하게 행사를 만들어서 초대해야겠다는 마음이 가득 올라옵니다. 고맙고 맑은 가을 하늘 아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br /><br />혜농 오솔길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