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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칼럼 230 - 그날이 오면 – 타임캡슐을 열어 5년 전의 자신을 만나러 온 선배들

다온

401 0 17-10-17 12:02

‘나의 생각과 행동, 삶을 책임지는 어른이 됩니다.’솜털 보송보송한 얼굴들로 곱게 한복입고 부모님 앞에서 자랑스런 아들, 딸이 되어보고싶은 어리고 소박한 마음으로 준비했던 성인식이었습니다.그런 그들을 주인공으로, 삶의 첫 통과의례를 평생 추억으로 남게 해주고 싶었던 작은 소망으로 저는 성인식을 연출했습니다.그것이 벌써 일곱 번째가 되었습니다.매년 성인식을 치르고 나면 이 큰 일을 내가 어찌 치렀지, 우리 코치들이 어찌 함께 치러냈지,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해내었지.. 정말 꿈만 같습니다. 물론 내년에도 또 이런 생각을 하겠지요올해는 더욱 특별하고 가슴 뭉클했던 것이 5년전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썼던 창업선배들이 대학생이 되고, 세계여행을 하고, 멋진 연애도 하고, 또 군인도 되어보고, 군대를 제대하여 복학생도 되어서 자신에게 쓴 편지를 찾으러 성인식에 나타난 것입니다.솔직히 타임캡슐을 만들때만 해도 우리는 그날이 올까 의심했었습니다.그런데 이렇게 그날이 오고야 말았네요.신기하게도 그렇게 건망증이 심하고 어제일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제가 그들의 성인식을, 그들의 꿈발표를, 그들이 편지 쓰던 순간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어리고 똘망똘망하던, 수줍던, 목소리를 떨던, 재치있게 장난을 치던 모습들이 선합니다.그런 아이들이 이젠 진짜 어른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우리 손주들 너무나 반겨주신 할아버지와 모든 코치들은 눈시울이 붉어졌지요그리고 맛있는 저녁을 할아버지께서 대접해주셨습니다.작은 공동체기에 서로 속속들이 알았고 또 너무 가까워 보이지 않던 서로의 모습이 이제는 보입니다. 저녁진지를 하면서 성인식 편지들을 꺼내어 읽어본 창업선수들이 5년 전의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에 대해 고백합니다. 그 얘기들을 들으며 저도 슬며시 부끄러워집니다.그땐 지금보다 훨씬 몰랐던 저를 알고 있기에.. 그래서 우리 함께 서로를 토닥여 줍니다.‘그때 너희들은 너무 어렸고 나도 많이 몰랐었어. 그래서 그때는 그것이 최선인 줄 알고, 최대한의 사랑이라 생각하고 그랬었어. 잘 몰라줘서 미안해’라고..청소년지도학을 공부하는 한 친구가 말합니다.“코치님, 제가 많이 모르고 코치님을 오해한 것도 있었어요. 지금 하시는 말씀들, 아이들에 대한 생각들, 제가 학교에서 배우는 그런 것들을 코치님들은 실천하고 계신 거예요. 이렇게 학교를 지키며 우리를 기다려줘서 정말 감사드려요”레드스쿨이 개교한지 만 8년을 채워갑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아이들을 만나야 그들 속을 훤히 꿰뚫을지 도대체 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럴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하지만 그 사이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그간의 경험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관계의 기술과 지식, 이해의 폭, 그리고 경험치가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나의 마음과 애정, 굳이 말하자면 짝사랑은 참으로 꾸준하다 싶게 변하지 않습니다. 뭐 그래도 좋습니다. 내 곁에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그 아이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포근하고 가깝고 쉬운 선생님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합니다.이렇게 삶과 행복을 꾸려가는 조금 앞서 산 인생선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는 족합니다.그런 가을햇살 가득한 오늘이 고맙습니다.레드코치 인농 산live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