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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칼럼 260 - <출판기념회> 보이는 만큼이 내 세상

다온

327 0 18-05-20 20:00

시간은 왜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 걸까엄마도 친구도 다 나를 기다려 주는데시간은 왜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 걸까내가 나쁜 짓을 해도내가 시험을 못 봐도내가 친구와 싸워도시간만 있으면 다 해결될 텐데시간은 왜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 걸까늘 후회하고 돌이키고 싶지만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lt;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gt;, 시간, 홍여름. <br /><br />얼마 전 시집을 한권 구입했습니다. 공고 아이들이 시집을 냈다고 해서요. 세상의 편견에 화를 내는 시도, 자신들의 모순에 답답해하는 시도, 부모님과 선생님에 대한 시도 있었습니다. 저는 읽는 내내 연신 감탄을 했습니다. 너무 진솔했으니까요. 얼마나 열심히 자신을 들여다보았기에 이렇게 솔직하게 썼을까 싶었습니다. 화장하지 않아도 맨얼굴 그대로 아름다운 것이 바로 학생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시를 쓰면서 자신의 마음을 보고 또 보았겠지요. 결국 세상은 보이는 만큼일 테니까요. <br /><br />레드 선수들도 이번에 일곱 번째 출판기념회를 열었습니다. 열심히 글을 쓰고 열심히 보았습니다. 자신의 꿈에 대해 쓰려면 자기 마음을 잘 보아야 합니다. 왜 그런 꿈이 생겼는지, 어떨 때 행복했는지.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잘 보면 볼수록 쓸 말들은 많아집니다. 하물며 친구들을 소개하는 간단한 종류의 책이라 하더라도 여러 장의 친구들 사진을 잘 보고 고르게 됩니다. 사진을 고르다보면 낯선 친구의 얼굴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때 있었던 친구와의 일들을 보기도 합니다. 때론 자신의 감정을 보기 위해 깊숙한 묵은 감정을 꺼내어 햇볕에 바짝 말린 책들도 있습니다. “그땐 왜 그랬는지 지금 내가 생각해도 잘 이해가 안간다.”라는 문장은 선수들의 단골 멘트입니다.  <br /><br />선수들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선 저도 선수들과 책을 잘 보아야 합니다. 편집과 오탈자도 그렇지만 몇 줄 안되는 글 속에 묻어있는 선수들의 감정들을 봅니다. 잘 본다는 건 먼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버리면서 시작하는 일이겠지요. 편견을 가지고 책을 편집하면 선수들 책에서 보석같은 부분을 놓치기 쉽습니다. 이렇게 묘사를 잘하는구나, 이런 시선을 가질 수 있구나, 이 선수가 이런 성격도 있었구나...... 온통 처음 보는 모습들 투성이입니다. “얘가 이런 걸 좋아했구나.”라는 말은 저의 단골 멘트입니다. <br /><br />레드의 일곱 번째 출판기념회 중 제가 콘닥이 되어 진행한 것이 이번으로 네 번째입니다. 매년 선수들에게 이 기회를 통해 작가라는 이름을 가슴에 붙여줍니다. 책도 달라지고 선수들도 달라집니다. 스스로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 잘 본 만큼 작가의 무게는 각자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두들 열심히 무언가를 보았다는 건 분명합니다. <br />작가가 된 선수들의 미래도 잘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br /><br />중농 소낙비코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