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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칼럼 249 - 용기를 내면 변화는 눈에 보인다. (레드스쿨형 고교학점제를 시작하며)

다온

483 0 18-03-04 21:45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 내가 뭐가 되고 싶은지 말해 줄까? 만약 내가 그놈의 선택이라는 걸 할 수 있다면 말이야”        &lt;호밀밭의 파수꾼&gt; ‘홀든’이 동생 ‘피비’에게 답하는 말 <br />‘뭘 하고 싶다는 말’이 참 그립습니다. 산다는 건 내가 뭘 할 수 있다는 선택이 점점 줄어드는 과정일수도 혹은 생각보다 선택할 수 있는 일들이 없다는 걸 알아가는 일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햇살님께서 “가난하냐 부자냐” 물으시는 물음도 스스로 얼마나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는 말씀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른일수록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으니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일 수도 있겠지요.  <br />저의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2013년 2월 레드스쿨에 출근한 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반학교에 대한 미련에서 대안학교 현장으로 들어온 작은 모험은 교사가 아닌 코치로서 저의 인생에서 참 오랜만에 “그놈의 선택이란걸”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공교육에 있는 많은 친구들과 선후배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언제나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늘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br />선택을 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일겁니다. 선택 후에 원하는 결과가 아닐 수는 있지만 선택 자체가 후회스럽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잘 알고 그때의 선택지는 견문이 넓을수록 풍성해집니다. 그래서 저의 인생을 떠나서 레드스쿨 속에 속한 코치로서의 선택은 매우 간단합니다. “무엇이 아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까”입니다. 이 쉬운 길을 언제나 멀리 돌아가는게 어른이기도 하지요. &lt;어린왕자&gt;에서 상자 속에 들어 있는 보아뱀을 어른은 보지 못하는 이유도 결국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br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 옆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lt;호밀밭의 파수꾼&gt; ‘홀든’이 동생 ‘피비’에게 답하는 말 – 2<br />&lt;호밀밭의 파수꾼&gt;에서 ‘홀든’이 하고 싶은 선택은 단순합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위험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파수꾼, 즉 그 가능성과 순수성을 자유롭게 지켜주고 싶은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도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라는 말이 제 가슴에서도 튀어나오려 하지만 꿈꾸지 않으면 그런 세상을 그려볼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br />이번 학기부터 레드스쿨은 큰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일반학교의 용어로 한다면 ‘고교학점제’겠지요. 물론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레드 선수들에 맞는 방법으로 많은 고민을 통해 방법을 변화시켰지만 말입니다. 익숙한 것, 해오던 것, 안정적인 것, 현실에 맞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기란 참 쉽습니다. 그렇지만 본래 우리가 진짜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를 떠올리고 제가 있는 ‘지금여기’가 ‘나는 나를 혁명합니다’라는 RED의 첫 번째 ‘R(revolution)’을 소중히 여기는 레드스쿨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여기는 언제나 저에게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소중한 현장입니다. 그건 다른 코치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변화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다들 뜨겁게 준비하고 치열하게 논쟁하며 레드스쿨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기 위해 다들 애를 쓰셨습니다. 코치들 모두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는 주체라 느끼기 때문일겁니다. <br />“자기는 할 수 없으니까. 그게 다야. 무엇보다 우리는 아직 어린애나 마찬가지잖아? 돈이 떨어지고,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건지는 생각해 봤어? 둘 다 굶어 죽을 거야. 자기가 하는 얘기는 너무 꿈같아 사실……” &lt;호밀밭의 파수꾼&gt; ‘샐리’가 ‘홀든’에게 하는 말<br />홀든이 여자친구인 샐리에게 뉴욕을 떠나자고 제안을 했을 때, 샐리는 먹고사는 문제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홀든의 대답이 모두 꿈같은 이야기라는 답을 합니다. 기왕이면 대학에 가고난 후에 어른이 되어 그렇게 하는게 어떻냐고요. <br />“아무 데도 가지 못할 거라고 말했어. 내가 대학을 가고 난 후에는 말이야. 내 말 똑똑히 들어봐. 그땐 모든 게 달라질거야. 우린 여행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겠지. 알고 지내던 사람들한테 전화로 작별 인사를 하고 호텔에 들어가면 그림 엽서를 보내야 할 거야, 난 회사에 취직해서 돈을 벌고, 택시나 매디슨 가의 버스를 타고 출근하겠지. 신문을 읽거나, 온종일 브리지나 하겠지. 그게 아니면, 극장에 가서 시시하기 짝이 없는 단편 영화나, 예고편, 영화 뉴스 같은 걸 보게 될 거야.” &lt;호밀밭의 파수꾼&gt; - ‘홀든’이 ‘샐리’에게 하는 답<br />저는 레드스쿨의 이번 학제 변화가 꿈같은 변화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그 어떤 때보다 선수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현실을 잃지 않으려 또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잊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걱정과 두려움은 샐 리가 홀든에게 한 충고처럼 끝없이 코치들 마음 속에서 스스로에게 충고의 벽을 높게 세우려 했습니다. <br />새학기가 시작하고 선수들에게 변화를 이야기했습니다. 책자도 만들어 안내도 하였습니다. 선수들도 방학내 소문으로 듣고 있었기에 내심 걱정스러웠나봅니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 막살 스스로 시간표를 짜보고 나니 이번 변화가 무척 마음에 드나봅니다. 가장 현실과 밀접한 레드 6학년(고3)아이들도 스스로에게 더욱 좋은 변화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애쓴 코치들의 노력도 이제는 보이나 봅니다. <br />아침햇살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변하기 가장 좋은 때는 지금”이라고요. 물음을 놓지 않고 끝까지 붙잡아간다면, 목적을 분명히 알고 선택한 레드스쿨의 변화가 더 좋은 일들로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br />우선, 시작이 좋습니다.<br />- 중농 소낙비코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