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387 0 16-10-28 18:35
“헉!!! 여기가 아니네!” 레드에 첫 출근하던 월요일 잘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첫 출근을 하던 날 ‘먼저 가서 청소도 하고 다른 코치님들도 인사로 맞아야지!’라는 다짐이 무색하게, 헷갈리는 도로에서 그만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망했다는 생각과 함께 제발 지각이나 말자는 생각으로 자동차 눈썹이 휘날리도록 밟아 간신히 세이프. 하지만 이미 다른 코치님들은 다 와 계셨네요. 결국 꼴찌로 출근인가. 수업을 배우기 위해 참관한 봄비 코치님의 수업, 조리 있는 말씀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졸릴 타이밍에 재미난 게임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끝나기 10분 전 서로 눈을 바라보며 하는 복습까지. 노하우를 마구 흡수해야겠다는 불타는 의지와 함께 느껴지는 생각은, 아 난 아직 햇병아리 꼴찌 코치구나. 중간고사를 치르기 위해 선수들이 코치들을 붙잡고 매달립니다, 하나라도 더 배워 시험을 잘 보겠다는 의지가 넘칩니다. 시험문제 출제 후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강하게 외쳐주고 퇴근하려던 길! 그런데 다른 모든 코치님은 퇴근 따위는 잊고 선수들을 하나 하나 붙잡고 지도해주고 계십니다. 순간 부끄러워지는 내 자신 앞에 또 다시 조용히 외칩니다. 아 아직 난 마음까지도 아직 먼 꼴찌 코치구나. 레드에 익숙해지고, 가르치고, 배우고, 시간이 훌쩍 지나 국토대장정을 다녀왔습니다. 날쌘 선수들을 부러워하며 나름 최선을 다해 통솔해 간다고 느낄 무렵. 우연히 삼두매 코치님의 발바닥을 봅니다, 500원짜리 동전보다 더 큰 물집을 안고 레드 전체를 통솔해 가시는 묵묵함. 이만큼 열심히면 꼴찌는 벗어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지는 순간. 난 아직 갈 길이 먼 꼴찌 코치구나. 그래도 꿈을 꿉니다. 꼴찌 코치에게 배우는 선수들이 저 대신 모두 1등을 해주는 꿈을요. 훨훨 날아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떳떳하고 빛나는 선수들이 되어 주기를요. 그렇습니다. 저는 선수들을 무가탈 시킬 RED SCHOOL 코치입니다. 레드코치 소낙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