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304 0 16-10-28 18:39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 243번지 레드스쿨. 나는 시골에 삽니다. 무더운 햇살을 한 가득 이고 선수들이 뛰어 들어 옵니다. 검게 그을린 이마위로 땀이 흐릅니다. 영락없는 시골아이들입니다. 하얗고 새침했던 얼굴은 레드에 온 지 4~5개월 만에 반질반질 윤이 나는 까무잡잡한 얼굴로 변해있습니다. 영락없는 시골아이들입니다. 참으로 건강해 보입니다.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선수들. 아이들은 늘 뜁니다. 에너지가 넘칩니다. 손에는 아무렇게나 휘어진 나뭇가지들이 들려 있습니다. 어디를 다녀오는지 묻습니다. 동네 탐방을 했답니다. 들로 산으로 다니며 풀숲을 헤집고 돌아다녔답니다. 종아리엔 풀잎에 베인 가벼운 상처들이 생겼습니다. 씻으면 괜찮아 진다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토해냅니다. 영락없는 시골아이들입니다. 참으로 생기가 넘칩니다. 무가탈이 끝나는 밤 11시. 선수들은 오늘 밤에도 산책을 합니다. 삼삼오오 손을 잡거나, 고독히 혼자 가로등 없는 길을 걷습니다. 달이 있으면 좋습니다. 달빛은 찌르듯 밝지 않습니다. 은근히 뭉개지는 빛은 사람의 마음 깊숙이 들어옵니다. 선수들 발걸음이 얼굴이 한결 편안해 집니다. 어둠이 익숙한 영락없는 시골아이들입니다. 달이 없어도 좋습니다. 시골의 밤은 칠흑같이 어둡습니다. 모두 잠든 밤조차, 가로등 불빛 때문에 완전한 어둠을 만나기 힘든 도시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어두움입니다. 그 어둠 속을 두려운 기색 없이 걷는 선수들입니다. 어둠에 익숙해지면, 눈이 밝아집니다. 불빛 하나 없이도 환하게 보는 데 익숙한 영락없는 시골아이들입니다. 쉬는 시간, 학교 밖 마을 산책을 합니다. 바라밀다를 건널 때 귀 속을 시원하게 헹궈주는 물소리를 듣습니다. 풀을 봅니다. 그 사이사이 달린 벌레들도 봅니다. 늘 밟고 사는 길이 흙 길입니다. 내가 늘 밟고 사는 길이 흙 길이라니요! 영락없는 시골사람입니다. 바람이 붑니다. 막힐 곳 없는 바람은 처음 생긴 모습 그대로 온전히 붑니다. 그 바람에 나뭇잎들이 뒤집어 지며, 큰 산이 출렁입니다. 넋을 놓고 산이 출렁이며 내는 소리를 듣습니다. 늘 이런 산을 보고 삽니다. 내가 늘 이런 산을 보고 살 수 있다니요! 영락없는 시골 사람입니다. 새록새록 만나는 두근거리는 감동들. 나는 시골에 삽니다. 레드스쿨 봄비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