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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247 - 우리가 눈발이라면

다온

366 0 18-02-18 23:07

유난히도 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2017년 겨울을 보내고 2018년을 맞이하는 설 명절입니다. 다가오는 새해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그러나 2017년 금산의 겨울과 이별하는 것이 아쉬운 저는 올 겨울 아주 진~하게 만났던 ‘눈’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br /><br /> 문학 작품에서 ‘눈’은 순수, 정화, 포용의 의미를 가지며 추운 겨울에 따뜻한 이미지를 부여하곤 합니다. 풀도 꽃도 없이 바람 씽씽 부는 겨울날의 풍경도 함박눈과 함께라면 평화롭고 포근한 장면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추운 겨울에도 우리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온기를 전해주는 눈은 마치 레드 선수들을 닮은 것 같습니다. 흰 눈밭에서 강아지처럼 뛰어 노는 레드 선수들을 떠올리면 안도현 시인의 &lt;우리가 눈발이라면&gt;이라는 시가 떠오릅니다.<br />우리가 눈발이라면 / 허공에 쭈빗쭈빗 흩날리는 /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 사람이 사는 마을 / 가장 낮은 곳으로 /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 우리가 눈발이라면 /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 편지가 되고 /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 새 살이 되자  <br /><br /> 얼마 전에는 2018년에 새롭게 레드 가족이 될 신입생들의 화이트, 블루스쿨이 있었습니다. 화이트스쿨 코치로 함께 신입생들과 생활을 하다보면 처음 해보는 달리기, 성자되기, 검도 등의 일정을 소화해내며 너무나도 힘들어하는 예비 선수들을 많이 봅니다. 코치로서 그런 예비 선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이 시간들을 극복해내야 성장할 수 있음을 알기에 오히려 엄하게 코칭을 하게 됩니다. 그런 예비 선수들에게 새살이 되고 편지가 되는 함박눈은 바로 같은 시간을 겪어왔던 레알레드 준코치들이더군요. 예비 선수들에게는 혹독한 겨울과도 같은 화이트스쿨 기간에 힘들어할 때 위로해 주고 달리기가 지칠 때 손 잡아 이끌어주며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해주는 레알레드 준코치들은 입학 후에도 존경스럽고 따뜻한 선배로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합니다. <br /><br />그 힘든 화이트스쿨을 수료하고 입학을 한 후에도 선수들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닥치지요. 학습 문제, 관계 문제, 가족 문제, 진로 문제 등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지나는 선수들에게는 순간순간이 힘든 시험의 연속입니다. 이런 시험을 넘어가게 해주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도 함께 삶을 공유하는 레드 선수들이지요. 레드1학년 담임을 하면서 생전 처음 겪는 어려움에 힘들어하는 선수들에게 제가 제일 많이 해준 이야기는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선배에게 조언을 구해보라고 하는 코칭이었습니다. 그렇게 위기를 극복해내고 나면 그 선수가 자라 선배가 되어 똑같은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곤 합니다. 서로의 상처에 따스하게 다가가 새살이 되어 주는 레드 선수들입니다.<br /><br /> 미끄러운 길, 운전 걱정에 일기 예보를 보며 한숨 쉬기 급급한 눈이지만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함박눈을 닮은 레드 선수들이 생각나 따뜻한 미소를 머금게 됩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설 명절에 눈과 같은 선수들은 가족들을 만나 또 따스한 기운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주겠지요? 새해에는 저도 레드 선수들을 닮아 허공에 쭈삣쭈삣 흩날리는 진눈깨비가 아니라 편지가 되고 새살이 되는 따스한 함박눈이 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br /><br />- 레드스쿨 육농 오작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