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151 0 24-04-14 13:08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그 사회의 영혼을 더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이 말은 1995년 넬슨 만델라가 남아프리가 아동기금을 설립했을 때의 연설입니다. 대안학교에서 10년 넘게 근무를 하고 있는 저는 이 말에 무척 동의하고 있습니다. 경쟁 없이 행복한 교육 그리고 자유로운 교육을 꿈 꿀 때마다 저는 늘 사회라는 벽을 만납니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다시 사회로 나아 가야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지.'라는 벽입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말을 다시 생각한다면, 과연 우리 한국 사회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작년 저는 <나와 시험 능력주의>라는 책을 학생들과 읽었습니다. 그리고 능력주의 사회의 단면을 학생들과 이야기 하기 위해 서울의 '투명 가방끈'이라는 단체를 찾아갔습니다. 그 곳에 근무하시는 활동가님은 능력의 유무를 없애자가 아닌 능력의 차이에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무척 인상 깊었지만 결국 학교는 사회의 한 단면이기에 사회가 먼저 변하지 않고는 사회와 동떨어진 교육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라 해도 우리 아이들이 능력을 갖추길 바라는 마음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겠죠.
대안학교이기에 그마나 저희는 경쟁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능력주의와 경쟁이라는 한국 사회 속의 학교이기에 '학습에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도 학습은 잘 하도록 노력해보자.'라는 다소 모순적일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는 건 아닐까 반문하기도 합니다. 행복한 교육, 다양한 체험이 있는 교육을 지향하는 것의 이면을 조금 어둡게 들여다 보면 행복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다 보면 꿈을 만나게 되고 그러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될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요. 물론 저 역시 부모이기에 문득문득 제 자식을 향한 욕심이 드는 걸 느낍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와 항상 "우리 딸의 인생은 오로지 딸의 것임을 잊지 맙시다."라고 말을 합니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지만 사회에서 경쟁도 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워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론 모순이 아니라 '두마리 토끼'라고 부르고 싶기도 합니다. 사회가 변하지 않는 한 학교 교육의 변화에는 한계가 있겠지요. 그렇지만 교사와 부모들 즉 어른들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아이들에게 행복 자체를 권하고 있는지, 행복과 경쟁이라는 두 가지를 권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그래야 아이들을 향한 양육 태도를 모순적이지 않게 가져갈 수 있을 테니까요.
조금 더 우리 아이들의 행복에 집중하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교육이 되고자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지도록 곁에서 아름다운 어른이 되어 주도록 노력하리라 다짐합니다.
마지막으로 넬슨 만델라의 말을 약간 바꿔 말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한 학교(가정)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그 학교(가정)의 영혼을 더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고맙습니다.
소낙비 코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