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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2023 코치칼럼 23. 흔들리며 피는 꽃

RED

295 0 23-12-24 08:21

레드스쿨 학생들이 개인 책을 출판하며 기념회를 하고 있다.

최근 우연히 <골든걸스>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일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오랜 경력의 여가수들이 걸그룹을 만들어 무대에 오르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었는데 가사가 인상적이어서 찾아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꿈을 버릴 수는 없어. 더 이상 궁금하고 싶지 않아.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아. 내 안에 모든 걸 다 다 걸어봐 right now. 안 해 본 도전은 다 실패야. 망설인 기회는 다 낭비야. 그러니 어서 wake up 이젠 내 안에 들리는 소릴 외면하지 마. 다신 안 올지 몰라 이 기횔 마지막이라 생각해 미련이 남게 하지 마. 떨어진대도 날아가 볼래. 그래야 내가 숨 쉴 수 있으니.

나이가 들고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과제에 후회 없이 도전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가사이지만 저는 우리 선수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도전하고 실패하며 성장해 가기에 알맞은 시기에 있는 선수들은 완벽하지 않을 것이 두려워 도전을 힘들어합니다. 결과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받을까봐 애초에 과정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어차피 노력도 안 했다며 합리화를 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런 선수들을 위로하며 할 수 있다고 격려를 해 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저의 조언은 순간의 두려움을 내려놓도록 선수들을 안심시키는 역할은 하였지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해보고자하는 용기를 내게 하진 못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어떤 코칭이 선수들에게 도전을 하게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도전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능성에 한계를 지으며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선수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지나고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골든걸스의 노래 가사에서 느껴지는 절박함이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는 없겠지만, 지금 선수들이 보내고 있는 청소년 시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누군가에게는 억만금을 주어서라도 바꾸고 싶은 무한한 가능성의 시기인지를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요즘 소위 말하는 꼰대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과연 내가 좋은 글감을 선택한 것인지 걱정이 되지만 요즘 제 고민의 대부분이 선수들의 활기있는 생활이기 때문에 솔직한 제 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선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도록, 선수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같은 코치가 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 레드스쿨 오작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