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513 0 16-10-28 19:23
한때 학원강사로 아이들을 가리치며 회의를 느끼며 교사가 존경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었습니다. 더욱이 학원이라는 공간에서는 선생님보다는 시험에 나오는 단순 지식을 장사하였지 선생님이라는 자부심은 별로 없었습니다. 단지 학교 선생님보다는 잘 가르쳐주는 강사라는 쓸데없는 자부심만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다 레드 코치로 왔고 1년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학생을 이해하는 정감있는 말주변과 따뜻한 눈빛, 융통성 있는 적절한 생활지도와 앞날을 열어주는 진로지도까지.... 거기에다 즐겁고 명쾌하게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하는 수업 진행 능력까지 겸비된 만능엔터테이먼트... 요즘 유행어로 들어다 놨다, 능숙 능란하게 하는 코치가 되어야 하는데 많은 부족함이 있네요. 아이들을 가리키는 일만 15년... 참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올해처럼 아이들에 대해 그리고 네 자식에 대해 많은 고민과 번뇌를 해 본적이 없었네요. 올해 초 인천에서 고1 여학생과 중1 남학생 남매를 사회 과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매만 필리핀에서 4년 정도 살다가 귀국하여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숨만 나오고 3번 과외를 하고 그만 두었습니다. 이유는 중1 남자아이는 틱 장애와 예의범절을 몰랐고, 고 1 여학생은 기초적의 예의범절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고1 여학생이 행동은 저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던 학생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건이 있어지만 과외를 그만 둔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저에게 스스럼없이 자기 부모에게 가운데 손가락질 욕을 했다고 자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에 충격을 받기도 하였지만 욕을 한 이유가 자신이 사달라고 한 옷을 안 사주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과외 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기를 나아준 부모한테 욕을 하고 다른 사람한테 자랑질 하는 이 아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들자 그 아이가 사람이 아닌 괴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내내 가슴이 무거웠습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오늘 한 행동이 잘 한 행동일 까? 그리고 내 아이도 이렇게 자라고 있지 않은가라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마음속에는 아닐 것이라는 스스로 세뇌시키며 다음날 레드에 돌아와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우리 레드 선수들은 다르다는 것을 믿으며... 또 한명의 학생이 있었습니다. 고 1여학생으로 국영수 전과목을 과외하는 아이였습니다. 성적도 일반고에서 상위권에 들어가는 아이였습니다. 문제는 이 아이 역시 예의범절은 다른 세계의 일이고, 꿈도 없고 목표도 없고 계획도 없이 그냥 부모가 시키는 데로 사는 학생이었습니다. 부모 역시 기본적인 예의는 무개념에 가까운 분들이었습니다. 이 아이가 나중에 어떻게 될까라는 걱정이 되었지만 과외라는 특성상 아무런 말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를 볼 때마다 아침햇살님의 항상 말씀하시는 “소학”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작금의 교육 상황은 성적 지상주의입니다. 성적만 높으면 기본 예의와 생활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며칠 전 인터넷에 뜬 기사처럼 선생과 제자간의 주먹다짐과 같은 일이 생기고 그 일을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니는 것이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공자님 말씀 중에 “정명(正名)”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君君 臣臣 父父 子子”으로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며,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뜻으로 ‘이름을 바르게 한다’이다. 공자는 “이름을 정확하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들어놓으면, 말(생각)이 알맞게 나오는 법. 알맞게 나온 말(생각)에는 반드시 실천이 따른다”라고 하였다. 결국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알고 행동하면 모든 세상이 더불어 잘 살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레드에서 코치의 정명은 무엇인가? “선수 한 명 한 명을 학교 설립 목적인 ‘무가탈’의 지점에 데려다 놓는 사람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보다 먼저 생각하고 먼저 움직이고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레드에서 선수의 정명은 무엇인가? “무지와 가난에서 내 집안을 탈출시키는 무가탈 집안 대표 선수입니다.” 무가탈을 위해서는 우리 선수들은 지력뿐만 아니라 심력, 체력까지 같이 키워야 합니다. 이것이 바르게 되었을 때 레드는 발전하고 선수와 코치들이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선생님과 제자란 무엇인가? 이 화두는 결국 ‘정명(正名)’이 바로 섰을 때 아름다운 관계가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정진 정진 또 정진해야겠지요. 제 소원인 단 한 명의 선수에게라도 진정한 선생님이었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레드코치 삼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