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322 0 16-10-28 19:21
선수촌장(사감코치)이 떠난지 2주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떠나게 되면 아쉬움과 그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그 여운이 남기도 전에 바로 밀려오는 현실이 있었습니다. “레드스쿨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이 사감이다.” “수업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사감코치 자리가 제일 중요하다.”라고 선생님께서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역할이 순간적으로 공백이 생기게 된것입니다. “지금부터 선수촌을 혁명 한다” “자율선수촌을 만들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라는 말씀과 함께 코치들과 선수들은 전에 없는 긴장감과 각오로 온힘을 다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Red의 R이 revolution의 첫글자인 것처럼 아직도 계속 레드스쿨은 혁명 중이였던 것입니다. 그동안 사감업무를 제일 많이했던 무지개 코치가 처음 1주일간 밤낮으로 사감업무를 하면서 전체 사감업무를 재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 1주일간 나머지 남자 코치들은 2인이 1개조가 되어 선수촌 사감업무를 맡으며 다시 한 번 사감업무를 익히고 더욱 섬세하게 다듬기 시작했습니다. 주말 힘든 당직은 여자코치님들이 담당하며 온 맘과 온 힘을 다해 새로 올 사감코치에게 줄 가장 큰 선물인 레드 선수생활 혁명 프로젝트가 가동된 것입니다. 아침 기상부터 마지막 선수들이 잠을 자는 1시까지 호흡을 같이하며 선수들의 하나 하나를 다시 한 번 온 몸으로 느껴가며 레드의 시스템을 점검했습니다. 선수들이 제때 일어나는지, 이불은 잘 개는지, 달리기는 잘 하는지, 목소리는 힘차게 내는지, 밥은 잘 먹는지, 옷은 잘 챙겨입는지, 방의 온도는 계절에 맞게 잘 조절되는지, 성자되기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무가탈 자율학습시간에는 집중을 잘 하는지, 잠을 잘 자는지, 아픈 선수들은 잘 파악되는지, 해도 해도 끝없는 확인과 점검이 계속 되었습니다.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동안 사감코치가 참 힘들었겠구나’ 100여명의 선수들의 생활을 하나 하나 섬세하게 안내하고 점검하는 일이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였습니다. 하려고 마음먹으면 끝도 없는 일, 점검하고 점검해도 계속 일이 터지는 살림살이는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누군가만이 해야할 소중한 무거운 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24시간 같이 선수들과 호흡하니 그동안 안 보이던 것이 보였고 그동안 보였던 것이 이제는 사뭇 다르게 보이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예로 아이들의 잠자리는 어떤지 몰랐는데 이불의 두께도 눈에 들어오고 방의 바닥부분과 중간 부분 그리고 윗부분의 공간의 공기도 다르게 다가왔고 아이들의 취침복장이 춥지는 않는지 하나 하나가 눈에 가득 들어왔습니다. 또한 기상 후 아이들의 표정부터 새벽 늦도록 공부하는 아이들이 표정을 보면서 수업 때 보던 아이들과 다른 더 섬세한 일상이 보이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선수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하면서 사랑스러운 감정도 올라왔습니다. 유행어처럼 노래가사처럼 ~어떻게든 해볼라꼬~ 안간힘쓰는 선수들에게 좋은 코치로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자라게 되는 사감업무였습니다. 그런데 육신이 연약한지 3일간의 사감업무 후의 피로감은 역시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숨결을 더 잘 느끼게 되는 사감역할...바로 집안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레드가 깊어지고 훌륭해지기 위해 얼마나 사감이 잘 섬겨야 하는지를 새삼느끼게 되면서 하루 빨리 훌륭한 사감코치가 뽑혀 이 소중한 역할 잘 해주길 더욱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선수들은 코치들의 안간힘에 응원하며 다시 재정비되는 시스템에 반감없이 묵묵히 따라와주고 있습니다. 참 고마운 녀석들입니다. 내가 저 나이에 이렇게 성숙하게 반응했을까 싶을 정도로 특히 몇몇의 친구들은 순간 순간 어찌보면 인생의 스승같은 존재처럼 행동합니다. 서로 만나고 배우고 알아차리고 나누어가고 있으며 서로 사랑으로 혁명을 이루어가며 변화를 꿈꾸며 몸부림치는 뜨거운 열기 가득한 지금 이 곳은 바로 레드스쿨입니다. 레드스쿨 영어과 오솔길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