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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레드 칼럼 25 :큰절하는 명문가 자손 레드선수들

오작교

294 0 16-10-28 19:15

여름 방학동안 아침햇살님과 함께 코치들은 안동 종택 여행을 1박 2일을 코스로 다녀 왔습니다. 여러 가문을 돌아보면서 500년 이상을 명문 가문으로 키워가는 그들의 정성과 신념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치열함과 열정에 여러 가지 감회가 느껴졌습니다.  종택여행을 하고 나니 내 안에 물음이 생겼습니다.  명문가란 무엇인가? 나도 명문가를 만들 수 있을까? 레드 선수들이 명문가의 자손으로 성장하도록 코치할 수 있을까? 라는 명문가라는 화두 속에 다양한 물음이 내 안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묘한 열정이 더 강한 욕망으로 꿈틀 거립니다.  ‘아 나도 안동에 있는 종택처럼 명문가의 시작이 되고 싶다.’  ‘우리 아들이 그리고 손자가 명문가의 자손으로 대를 이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레드 선수들이 진정한 명문가의 시작이 되도록 하고 싶다’  그동안 저에게는 명문가에 대한 피상적이고 상식적인 개념은 있었지만 그것이 바로 나의 일이고 내가 다니는 레드의 미래임을 인식하는데는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종택여행을 통해 또한 아침햇살님의 종택에 대한 그림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어가고 있음에 보게 되면서 명문가에 대한 뭔가 알 수 없는 소망이 우리 코치들의 마음에 하나 하나 전달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안에 작은 목소리가 힘을 내기 시작합니다.  ‘그래 명문가로의 품위와 꿈을 이루어 가보자...’  레드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명문가의 모습을 하나 하나 만들어 갑니다.  코치와 선수들 간에 소중한 정신과 예법을 배웁니다.  지난 한 학기동안 아침햇살님의 강의를 통해 선수들은 리더마인드라는 주제를 정하고 여러 가지를 배워왔습니다. 종노릇하는 모든 의식과 행동을 버리고 주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자기 인식의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리더는 배웁니다. 리더는 책임을 집니다.  가문에는 리더가 있습니다. 또한 훌륭한 리더는 가문을 살리고 이끌고 후대에 전승합니다.  결국 걸죽한 한 가문이 탄생됩니다. 아름다운 일입니다.  2학기부터 아침햇살님으로부터 선수들과의 아침조율과 마침조율을 큰절로써 시작하고 마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 묘한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혹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욕심으로 강요하는 것으로 비쳐지면 어쩌나? 아이들이 진심으로 절을 할까? 형식적으로 하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습니다.  중3과정을 맡고 있는 저는 선수들에게 물었습니다.  “오늘부터 큰절의 예로써 시작과 끝을 맺습니다.  그런데 매일 큰절 하라고 하면 억지스럽게 느끼는지요?“  라고 물었습니다.  몇 명이 그렇기도 하다는 눈빛과 고개짓을 보냅니다.  제 마음이 조금 답답했습니다.  ‘큰절 하는 것이 서로에게 있어 결코 자연스럽고 쉬운 일은 아니구나’  안해본 일을 하려니 어색합니다.  선수들도 어색해 합니다.  이해가 필요하고 서로가 익숙해지기까지 인내와 정성으로 만나가야 할 듯 했습니다.  갑자기 저의 집에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저의 집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지금 자식이 3명인데 큰 놈은 초등5년 남자녀석이고 둘째는 초등 3년 여자아이이고 막내는 4살입니다. 자식은 3명인데 이 녀석들이 다들 다릅니다.  제가 퇴근하고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문소리를 듣고 첫째놈은 “아빠 오셨어요?” 하고 멀리서 소리로만 인사를 합니다. 늘 듬직한 아들 놈이 인사 예절을 가르쳤건만 인사 태도가 늘 서운합니다. 둘째는 내가 들어가서 거실에 도착하면 그 때서야 눈 마주치고 “아빠 오셨어요?” 하면서 살짝 안깁니다. 첫째 놈보다 조금 이쁘네요. 그런데 막내는 다릅니다. 제가 문 여는 소리를 내고 문이 쿵 닫히는 소리가 나면 재빨리 콩콩콩 달려나오는 막내의 모습이 보입니다. 얼굴 가득 환한 미소로  “아빠 다녀오셨어요?” 하고 90도 배꼽 인사를 큰소리로 합니다. 온 몸으로 저를 환대합니다. 그런 막내의 반가운 인사는 매일 매일 저에게 살아있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다 같은 자식이라 사랑은 하지만 막내가 더 이쁜 것은 왜일까요?  막내의 인사를 받다보면 지친 제 몸과 굳어있는 제 입가에는 찢어질 듯한 미소와 함께 피로가 번개처럼 사라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막내를 쳐다봅니다.  얼마나 이쁜지 깨물어주고 싶고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습니다.  번쩍 안아 주면서 “아빠도 너무 너무 보고 싶었다”라고 얘기해줍니다.  천정에 닿을 듯이 들어 올리면서 빙글 빙글 돌립니다. 그리고 가슴깊게 안아봅니다.  가끔은 눈물나도록 고맙습니다. ‘아...내가 이 녀석의 아빠구나’  하며 고마움이 폭포수처럼 올라옵니다.  이 재미가 절 미치도록 집에 오게 만드는 하나의 행복인 것 같습니다.  선수들에게 말했습니다. 막내의 환대가 그 인사가 나를 아빠답게 느끼게 해주었다고.  이 이야기 후에 큰절을 했습니다.  고맙게도 우리 반 아이들의 인사가 저에게 편하게 다가왔습니다.  교실 옆 마루 바닥이 있는 회랑에서 자연을 병풍삼아 큰절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큰절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아이들에게 축복을 합니다.  “오늘도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  선수들에게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너희들이 이런 예의가 나에게 코치로써의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게 한다.“ 라고  “내가 코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너희가 날 코치답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서로 가까워질수록 행복한 예의를 배워가며 지켜가자라고“  선수들이 고마웠습니다.  하자고 해서 잘 따라주는 그들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런 선수들과 어울리는 레드가 좋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코치들에게 진정으로 존경의 예를 표하고 우리는 그런 선수들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꿈이 있습니다. 선수들의 집안이 명문가로 탄생하는 꿈이 있습니다.  이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그 날까지 코치로써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것이 나의 꿈입니다.  꿈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굴복한다. 라고 믿으며....    레드코치 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