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378 0 16-10-28 19:24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RED는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집에 실릴만한 장면들이 여럿 연출됩니다. 그런데 그 장면들 보다 더 멋진 장관이 있습니다. 그것은 RED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선수들의 공부하는 모습입니다. “학생이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살면서, 그 당연하다는 것들을 실천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쉽지 않은지도 잘 아시지요? 학생에겐 당연하면서도 쉽지 않은 공부를 레드 선수들이 합니다. 레드에는 영어 단어가 안 외워져서, 수학 문제가 안 풀려서 서러워 목 놓아 우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뭐 얼마나 대단한 문제이기에 하시겠지만 중학기본 영단어, 수학 기본문제인 글자 그대로 기본문제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네.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선수들은 레드에 오기 전에 밖에서 공부를 좀 해 본이 아닌 좀처럼 안 해본 선수들이 여럿입니다. 그랬던 선수들이 공부가 안 돼서, 외우고 싶은 영단어가 안 외워져서, 풀고 싶은 문제가 안 풀려서 목 놓아 서럽게 웁니다. 그렇게 홍역을 치르고 나면 어느새 실력이 한 뼘 자라서, 그 변화에 스스로 감동하는 선수들을 봅니다. 그 울고 웃는 모습은 멋진 드라마와도 같지요. “처음 해 본 공부”라고 “처음 온전히 외운 영단어 책이라고” 그리고 처음으로 “책 한 권을 다 읽었다”라고. 이렇게 말하는 선수들을 보면 참으로 살아있는 보람을 느낍니다. 참으로 레드에 코치로 있어서 행복하다 느낍니다. 그래서 나는 레드에 있습니다. 이젠 제법 공부하는 분위기가 잡힌 레드선수들. 바깥 일반 학교와 비교해 봐도 학업에 대한 열정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 레드선수들. 시험 준비로 무가탈(자율학습)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해도, 더 남아서 공부할 수 있냐고 묻는 레드 선수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레드스쿨을 밝히고 있습니다. <무가탈 선언문> 나 000은 가문의 중흥시조가 되어 대를 이어 물려온 무지와 가난과 허약을 탈출하여 나와 우리집안을 자유롭고 풍성하고 건강한 삶으로 이끌어나아갈 집안 대표선수입니다. 집안 대표 선수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중흥시조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끊고, 많은 것을 견디는 선수들이 레드에 있습니다. 레드코치 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