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465 0 16-10-28 20:51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로 가족이민을 갔다. 약 15년동안 캐나다생활을 하고 다시 한국을 찾게된 이유는 내가 원하던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대형어학원에서 강사일을 했고 또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회화강사로 1년동안 근무를 하면서 느낀 것이, 요즘 한국 아이들이 예전에 내가 알던 그런 예의바르고 선생님께 순종하는 학생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선생님을 보면 인사는커녕 아는 척도 안하고 지나가는 학생들이 대부부분이었고 인사를 해도 건성으로 하는 등 한국학생들의 예절문화가 사라졌다. 선생님들이 작은 실수라도 하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그 작은 실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선생님을 공격하고 심하면 교직을 관두게도 만드는 등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런 일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인재들은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되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뉴스에도 자주 나온다. 이것이 제대로 된 교육인가. 캐나다는 공부하기 싫은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출가를 하거나 가출을 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정부에서 그런 학생들이 잘 정착하여 살수있도록 집도 빌려주고 보조금도 준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지게 되면 정부에서 양육비도 충분히 지원한다. 그리고 학교에는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만 출석하니 학생들이 잘 관리가 된다. 그런데 한국은 모든 청소년들을 학교에 보낸다. 학교에 가지 않으면 바보취급 당한다. 그러니 억지로 학교에 출석하는 학생들로ㅡ인해 수업분위기가 엉망이 된다. 집에서도 안 때리는데 왜 학교에서 때리냐고 아우성치는 부모도 많다. 선진국에서는 안때리니까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하자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선진국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선진국 나라 법이 체벌을 금지하였다 뿐이지 부모들이 안보이는 곳에서 엄청난 체벌을 한다. 캐나다에서도 매를 맞고 자란 자식은 부모말에 잘 순종하고 대학교까지 진학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식은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가출한다. 캐나다는 가출한 청소년들이 꽤 많고 문맹률도 한국보다 높다. 고등학교 때 분가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이 되어있다. 캐나다 정부에서 최저생계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부모를 떠나 살기는 하지만 하류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 식당에서 웨이터를 하거나 남의 차를 세차해주면서 살아가야만 한다. 그러므로 고등학교나 대학교는 정말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매를 들지 않아도 학교를 운영하는 데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공교육의 몰락으로 인해 대안학교가 수없이 많이 생겨났지만 비싼 학비 때문에 중산층 이상만 다닐 수 있고 투자에 비해 결과가 작아서 대안학교들이 10년을 못채우고 하나둘씩 문을 닫는다. 여러 대안학교들이 학생들의 인성을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보통 학원과 다름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인원수가 작은 대안학교의 학생들은 학업뿐만 아니라 고독과 외로움과도 싸워야 함으로 대안학교에 온 것을 후회하는 아이들도 많다. 레드스쿨에서는 뭔가가 많이 다르다. 일단 겉으로 볼 때 필요한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다. 첫째, 비록 금산군 시골 깊숙이 위치해있지만 100명이 넘는 학생들과 10명 이상의 선생님들이 대규모학교 부럽지 않는 분위기를 만든다. 대도시 안에 소규모 대안학교가 오히려 더 외롭고 우울하다. 둘째, 친환경 소재로 건물을 지었고 학교 주위에는 산과 숲으로 둘러 쌓여있어서 삼림욕효과가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감성을 자극해준다. 레드스쿨 학생들의 감성지수가 다른 학교보다 높은 편인 것 같다. 셋째, 모든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 외롭게 혼자 늦게 퇴근하는 부모님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방과 후에도 학생들이 함께 모여 축구도하고 농구도 한다. 보통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축구를 하고싶어도 같이 축구를 할 친구가 없다. 모두 학원가고 없어서. 친구가 있어도 마음껏 놀 수 있는 운동장이 없다. 매일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뜻이고 체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체력이 생기면 공부를 해도 집중을 잘하게 되고 행복하게 공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녁 8시부터 밤11시까지는 모든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앉아 자율학습을 한다. 보통 국공립학교의 야간자율학습시간에는 제대로 공부하는 학생이 얼마 안되지만 신기하게도 레드스쿨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여럿이 공부하는 분위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던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된다는 것은 학부모님들이 자녀를 레드스쿨에 보내고 싶어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신입생이 레드스쿨에 들어오기 전에 화이트스쿨과 블루스쿨을 거쳐야 하는데 이것은 아주 획기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화이트스쿨에서는 인성교육을 하고 블루스쿨에서는 학습태도를 바로 세워준다. 이것을 거쳐야만 레드스쿨에 들어올 수 있다. 공부를 배우기 전에 먼저 학생(사람)이 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레드스쿨의 입학식이 매우 인상이 깊다. 신입생들의 학부모님들이 각자 회초리를 준비해오셔서 자신의 자녀와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 회초리를 교장선생님께 건네면서 때려서라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는 의식이 있다. 한 학생이 선생님께 반항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올스탑”을 발령하여 모든 선수들이 하던 일이나 공부를 중단하고 운동장에 집합하여 몇시간동안 점심도 못먹고 훈련을 받는다. 심한 잘못을 저지른 학생은 3주동안 특별한 곳에 가서 거기서 숙식하며 봉사하고 자서전 한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제로베이스”라고 부른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강한 공권력은 불량학생들을 제지하기 때문에 오히려 대부분의 학생들이 불량학생들로부터 자유로와 행복한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다. 선생님이 학생들일에 개입이 없는 다른 학교는 왕따가 심하고 학습태도가 엉망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가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레드스쿨은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에 순종을 잘하고 꿈을 가졌기 때문에 기숙학교생활이 좀 어렵고 힘들어도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학교가 되는 것 같다. 레드스쿨의 강점 중의 하나는 정신교육을 시킬 수 있는 하비람 수련이 있다는 것이다. 레드스쿨 옆에 위치한 살림마을은 22년 된 수련원이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계적인 수련 시스템이 학생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까지 새로운 삶을 살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22년 수만명의 사람들이 살림마을을 거쳐 갔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학교가 다 커버할 수 없는 부분을 하비람수련이 일정부분 해결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비람을 통해서 새로운 신입생들이 레드스쿨로 들어오기도 하고 레드스쿨에 적응을 잘 못하는 학생들을 수련을 받고 오게 하기도 한다. 하비람 수련을 받은 학생들은 예전의 오염된 습관과 생각을 버리고 온전한 학생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레드스쿨은 내가 꿈꿔왔던 이상적인 교육시스템을 99% 갖춘 학교다. 무가탈(무지와 가난과 허약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학교 설립이념에 학생들이 열심히 잘 따르고 있다는 것. 사진첩에 있는 학생들의 웃음이 진심에서 나오는 웃음이고 항상 웃고 있다는 것. 지금까지 청소를 억지로 하는 학생들만 보아왔는데 레드스쿨에서는 청소를 하면서도 즐겁게 청소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습코칭할 때 반에서 2등한 학생이 자신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고 담임선생님은 괜찮다고 했지만 본인이 스스로 때려달라고 해서 3대 맞을 정도로 정신 무장이 잘 되어있는 학생이 있어서 놀랬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레드스쿨을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비가 비싸다는 것만 제외하면 딱히 나무랄 데가 없고 내 자녀가 있다면 이곳에 보내고 싶을 만큼 훌륭한 학교다. 설립한지 4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런 모든 것을 갖췄다는 것은 정말 경탄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런 멋진 학교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또 전국곳곳에 세워져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강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일에 나도 동참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토마스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