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435 0 16-10-28 23:25
국토순례를 하면 선수들을 깊게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걷고 걷고 계속 걸으면서 선수들의 다른 모습들을 보고 옆에서 같이 걸으며 이야기를 오래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옆에서 걷고 있던 여선수를 만납니다. 걷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싶은 마음인지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작해서 먹고 싶은 음식, 보았던 영화, 하고싶은 연애 등 점점 이야기가 깊어집니다. 연애를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 결혼을 빨리 하고 싶은 설렘 아직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감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계속 듣다가 선수가 문뜩 물어봅니다 "코치님은 왜 레드스쿨 왔어요? 나였으면 안왔을 것 같아요." 강변을 걸으며 다시 생각해 봅니다. 나는 왜 레드스쿨에 왔고 왜 걷고 있는지. 나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나는 돈보다 명성보다 더 배우고 싶어서 더 배우고 싶은 사람들과 있고 싶어서 레드스쿨에 왔어." 아직은 이해가 잘 안되도 가치관이라는 것에 대해 더 이야기 해 봅니다. 수업에서 겨우 1주일에 한번 45분 동안 만나며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만날 수 없었을 겁니다. 국토순례를 걸으며 외웠던 문정희의 시 "먼 길" 처럼 그저 걸어갈 뿐.. 내 안의 살아있는 신과 선수들 안에 살아있는 신을 만나며 걸어갑니다. 잎색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