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411 0 16-10-28 23:42
하비람은 책을 읽습니다. 레드 선수들도 책을 읽습니다. 책읽기 수업시간이 있는 학교, 그림책에서 인생을 배우는 학교가 바로 레드스쿨입니다. 학력과 재력이 전부인 세상에서 체력, 지력, 심력을 두루 갖춘 원만한 사람을 추구하는 레드인은 끊임없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2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을 레드스쿨에서 보내면서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지만 그중에서도 책읽기가 가장 흥미롭고 궁금한 부분이었습니다. 얼마 전 하비람 서원에서 참외코치님께서 읽어주신 그림책들을 보면서 이야기에 담긴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저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을 깊이 감동시켰습니다. 그런 그림책 뿐만아니라 며칠 전 3분 스토리텔링 시간에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가지고 니체를 만나보자고 참외코치님께서 선수들에게 제안을 하셨습니다. 처음에 다 큰 아이들이 그림동화를 읽는 것이 의아하고 낯설더니 이제 저 어린아이들이 어른들도 너무 어려워 읽기를 포기하는 니체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할까 신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은 두려움 없이 니체를 시작합니다. 선수들과 생활하면 새롭게 알아가는 것도 참 많습니다. 어느 때는 코치인 저를 위로하고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어린아이처럼 금새 돌변하여 제멋대로 행동하기도 합니다. 또 어른들보다 판단이 빠르고 정확하게 일처리를 하다가도 한 순간에 유혹을 못 견디고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마치 그림동화처럼 단순하고 재밌다가도 어려운 인문학 서적처럼 고민과 성찰을 동시에 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선수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같은 일반적인 청소년들과 다르게 선수들은 자신을 뒤돌아보고 금방 제자리를 찾아 돌아옵니다. 책읽기, 성자되기, 몰입수업, 성인식 등 우리 선수들은 다른 청소년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익히고 배워가며 더욱 바르고 깊이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덩달아 저도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선수들 그리고 저도 함께 책을 읽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평생학습인으로 하루 하루 살아갑니다. 사감 코치 매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