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5개월 전 처음만난 명진이는 중학교 2학년이라 하기엔 덩치는 너무 컸고 말주변이 너무 어눌했고 두리번거리는 눈빛이 의심과 두려움으로 가득하게 느껴졌습니다.  현위치테스트에서 현위치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 명진이의 레드생활적응을 위해 우리 코치들은 오렌지스쿨로 명진이를 안내했습니다. 제대로 허리를 세우고 앉지도 못하던 명진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의심으로 바라보던 명진이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눈빛과 목소리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넘어진 자리였던 초등공부부터 차곡차곡 매꿔오고 지난 여름 화이트스쿨을 통해 인사하는 법, 말하는 법, 바라보는 법, 걷는 법 하나하나 새롭게 배워서 명진이에게는 몹시나 길고 역동적이었을 5개월의 길을 동료들과 코치들과 꿋꿋이 걸어 어제는 드디어 레드선수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말끔히 교복을 차려입은 명진이가 입학소감문을 읽고 무가탈선언을 할 때 그간 명진이를 보살피고 도와주고 혼도 내주고 가르쳐주던 오렌지코치와 레드 코치들은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래, 그렇지  우리는 누구나 이렇게 무한변화, 무한성장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  우리는 한계가 없는 존재지. 단지 안 해봐서 못한다고 생각하고 주저앉아 있을 뿐..    그런 어마어마한 경험으로 성장하여 우리 앞에 나타난 명진이가 입학소감문에서 하는 고백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아직도 두렵고 떨려요  하지만 이만큼 할 수 있는 내가 자랑스럽고 도와주신 모든 친구, 코치님들께 감사드려요특히 저를 이곳으로 보내주신 큰아버지 들소리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명진이의 화이트스쿨을 도와 코치역할을 했던 선배 수진이는 이렇게 환영사를 합니다.‘우리 레드선수들도 보통 학생들과 다르지 않아요. 단지 다른 게 있다면 우린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뿐이예요.’  예, 사병훈련 받으면 사병이 되고 특전사훈련 받으면 특전사가 됩니다.  리더 훈련 받으면 리더로 주인으로 살고 노예 훈련 받으면 평생 일의 노예, 돈의 노예로 삽니다.  개학해서 들썩들썩 북적이는 학교, 그리고 새로 문을 연 아름다운 식당 들소리홀이 꽉 차서 더욱 행복합니다. 저는 이 맛에 레드코치합니다.  새롭게 레드에 나타난 선수들, 그들을 따듯이 맞이하는 선수들,  똘똘 뭉쳐 일심동체로 오직 선수들 잘 키우는 것에만 골몰해 있는 우리 코치들과 아침햇살할아버지, 어떡하면 더 맛있게 더 배부르게 먹일까 고심하는 엄마 손길 정지 이모님들..  저는 이런 사람 사는 맛에 레드 코치로 뜨겁게 삽니다.  오늘도 꽉 채워 사랑합니다.  레드코치 산live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