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
378 0 16-10-28 23:24
새 학기를 맞이한 후 눈 깜짝 할 사이에 새하얀 벚꽃이 흐트러지는 4월이 되었습니다. 2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다짐했던 목표가 있었습니다. 바로 자율학급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판단하고 자기 일을 돌아보면서 서로 돕고 배려하는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선수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2달여의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선수들, 지금부터 학급회의를 하겠습니다. 학급의 거의 모든 일은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회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가겠습니다. 희의시 서로 ~의원님, ~의장님이란 호칭을 사용하세요. 누군가 발언하면 잘 들어주고 본인의 의견이 있으면 손을 들고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다른 선수의 의견에 동의, 제청이라는 용어로 서로에 대한 의견에 대해 반응합니다.“ ‘과연 이 어린 선수들이 과연 어른들도 잘 못하는 회의를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결론은 대성공이었습니다. 같이 회의를 참석한 후 질서정연한 회의 진행과 예의바른 태도와 발언들, 기발한 의견들과 경청하는 모습들이 놀라웠습니다. ‘아~ 내가 이들을 오해했구나.’ 믿고 놔두면 실수는 있을지언정 자기의 길을 훌륭하게 하나 하나 찾아가는 존재인데 그동안 걱정과 간섭, 그리고 통제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물론 때때로 서로 다투기도 하고 자기들이 낸 의견을 통과시키면서도 그것이 맘에 들지 않아 잘 지키지 않는 모습들, 모둠을 정해서 서로 소통하고 일을 진행시켜보지만 의견이 맞지않아 눈물도 흘리고 서로 화도 내고 짜증도 내면서 일이 제대로 안되어 속상해하는 일들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 선수들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자기들의 아픔을 하나 하나 꺼내며 서로 어루만져주며 하나 하나 공감해가는 모습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낸 새싹처럼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고통없이는 행복도 없다는 단순한 진리가 오늘 우리 레드 선수들에게도 비춰지는 햇살과도 같았습니다. 이렇게 잘 커가는 레드 선수들이 한없이 고맙습니다. 2015년 4월 17일 어느 따스한 봄날 오후에.. 레드스쿨 코치 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