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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칼럼

2024 코치 칼럼 5.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RED

134 0 24-04-26 08:15

2024년 레드스쿨 국토순례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간은 금입니다. 목표한 시간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촌각을 다투어 준비를 하고 출근을 하지요. 직장에서도 정해진 장소에서 계획된 업무를 하고 퇴근 이후에는 오늘 하루 고생한 나를 위한 보상의 시간을 가집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하루는 나에게 안정감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지루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성찰의 시간을 앗아가기도 하며, 일상에서의 소중한 것들을 잊게 하기도 합니다.

레드스쿨에서는 자연과 함께하고, 내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늘 나와 함께 했던 친구들에 대해 깊이있게 알아보고자 숨가쁘게 지나가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4박 5일 간의 국토순례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순간은 늘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여행 준비로 분주하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웃음이 가득한 학생(선수)들입니다.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각 지역의 특산물을 먹어보며 사장님께 이것저것 질문해보기도 하고, 길거리를 지나며 만난 처음 뵙는 어르신들께도 반갑게 인사를 하며 간식을 얻어 먹기도 하고, 비교적 친하게 지내지 않던 선수들과 같은 조가 되어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기도 하는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늘 즐거움만 있던 건 아닙니다. 첫째날부터 비가 내려 운동화가 흠뻑 젖어버리기도하고, 비가 그친 후에는 뜨거운 태양의 열기 때문에 걷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조별 활동을 준비하면서 참여에 소극적인 조원들이 있어 다투기도 하고 발목을 삐끗하여 한 발 한 발 내딛기가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생(선수)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운동화에 신문지를 넣어 말리며 신기해하며 웃고, 모자와 선크림을 빌려주며 더위를 함께 이겨냈습니다. 조원끼리 다툼이 있었을 때는 서로 서운한 점을 이야기하고 사과하며 우정을 돈독히 했고 부상으로 아픈 학생(선수)들은 선두에 서서 모든 학생(선수)들이 아픈 학생(선수)들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걸어주었습니다.

일정 중 잠시 걸음을 멈추고 명상을 하며 자연을 느꼈던 시간이 기억납니다. 지저귀는 새 소리와 땀을 말리는 시원한 바람, 청량한 풀 내음과 반짝이며 빛나던 아름다운 금강의 윤슬. 누군가는 이 시간을 비효율적인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또 누군가는 사서 고생한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학생(선수)들과 교사(코치)들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가치를 알기에 앞으로도 멈추어 주변을 바라보고 사랑할 것입니다.

- 레드스쿨 오작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