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351 0 14-12-01 14:02
박정호, 김보경 선수를 칭찬합니다. 이제야 한 학년이 마무리 되어갑니다. 오늘은 3학년 마지막 칭찬시간입니다. 눈에 필름처럼 우리 선수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갑니다. 모두 칭찬해주고 싶었지만 시간상 힘겨운 고민 속에 2명을 정하였습니다. 이 두 선수의 공통점은 솔직하다는 것입니다. 자기의 감정과 표현에 주저하거나 돌려 말하지 않습니다.표현이 솔직한 사람은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몰라줄 때도 있지만 뒤끝이 없어 좋습니다.얼굴 표정에 마음과 생각이 그대로 보입니다. 그래서 감정을 감추는 사람보다 더 편하고 순수한 사람입니다. 이 두 선수는 아주 유쾌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웃고 재미있게 살고 싶어하고 사람을 아주 좋아합니다. 또한 이 두 선수는 역전의 용사입니다. 두 선수 다 레드에 적응 못해 학교를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두 사람은 마음의 흔들림을 내려놓고 이 자리에 당당히 서 있습니다. 반면에 이 두 선수의 다른 서로 다른 면 하나는 피부색입니다. 여선수는 하얗고 남선수는 구릿빛 피부를 가졌습니다.이 두 선수는 누구일까요? 네 김보경 선수와 박정호 선수입니다. 김보경 선수는 부모님을 무척 사랑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느꼈고 레드를 여러 번 나가고 싶어했습니다.그러나 자신 때문에 많이도 힘들어했던 부모님께 더 이상 고생시키고 싶지하지 않았습니다.그래서 참 많이도 울면서 참아내었습니다. 온갖 애를 써도 학습은 잘 안되고 몸은 늘 마음을 짓누르는 연약함으로 다가왔으며 기숙학교에서 만나는 친구관계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포기했던 공부 다시 시작하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봅니다.3학년이면서도 1학년과 같이 공부했어야했던 작년.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1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왔지만 역시 동생들과 같이 다녀야했던 보이지 않는 외로움과 부끄러움들. 그것을 견뎌내고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온 밑바탕은 부모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이제는 동생들을 챙겨주기도 하고 누가 뭐라고 하면 가볍게 웃어넘길 줄도 압니다.학습에 있어서도 최고인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다 질문한다는 것입니다.누구처럼 두려워서 질문 못하는 선수가 아닙니다.무식할 정도로 질문하고 또 하고 하면서 배우는 사람의 용기와 열정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아마도 레드 최고의 질문의 여왕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 전 국토순례에도 가장 불안했던 체력으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코치실에 와서 자주 아프다고 했던 보경이가 순례길 맨 앞에서 눈물을 삼켜가며 끝까지 완주했습니다. 이전의 모습을 알고 있던 저에게는 작은 기적과도 같았습니다.보경이에 대한 편견과 걱정이 깨지는 순간이였습니다. 감동이였습니다. 이제는 저도 보경이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세상이 힘들어도 괴로워도 이번 순례길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꿈을 위해 걸어갈 것이라는 것을. 박정호 선수는 우리집 막내둥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어리게도 보이지만 그 마음은 늘 따듯하고 여리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선수입니다. 정호가 “코치님”하고 안으면서 “사랑해요”라고 말하면 이내 제 마음도 부드럽게 밝은 기운으로 가득 찹니다. 마음은 안 그런데 나도 모르게 딱딱해지려는 못된 내 안의 습관들이 정호의 친근한 모습 속에 봄눈 녹듯 사라질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자기 감정을 행복하게 잘 표현하는 정호가 부럽고 참 사랑스럽습니다. 정호는 축구를 아주 잘 합니다. 드리블할 때의 모습은 한 마리의 물찬 제비와도 같습니다.달리기를 좋아하고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라가는 모습이 너무도 좋습니다. 정호가 2학기 들어올 때 학교를 나가서 밴드를 하겠다고 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더 큰 사람,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자 공부를 놓지 않겠다고레드를 선택한 균형잡힌 선택에 더욱 커다란 박수를 보냅니다. 정호는 이제 플래너를 다르게 씁니다. 예전에는 장난처럼 깔짝거렸지만 이제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계획과 실천의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뛰둥거리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비상을 거부하는 가파른 계단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여기까지 걸어온 보경이와 정호의 발걸음에 신의 축복이 넘치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칭찬을 못했지만 너무나 칭찬하고 싶었던 나머지 3학년 선수들.부족한 담임 밑에서 1년의 향해를 무사히 마치도록 도와주고 존중해주어 참 고맙습니다.더 만나주고 더 들어주고 더 이해해주고 더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담임을 담임되도록 성장시켜준 3학년 선수들. 같이했던 순간들이 참 행복했습니다.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