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코치
412 0 16-07-18 14:20
<br />정동희 선수를 칭찬합니다<br /><br />오늘도 이녀석이 헤헤거리며 스윽 저를 안습니다. 그리고는 소코 힘 안드세요?(동희 말투)라는 말을 한마디 툭 던집니다. 뒤에서 슥 끌어안는 이 남자의 묘한 따뜻함에 저는 곧 잘 심쿵합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우연히 코치실에서 이야기를 하니 다른 코치님도 깔깔 웃으며 재미난 추억을 떠올리듯 이야기 합니다. <br />동희는 그런 아이입니다. 먼저 다가와 끌어 안는 아이. 속이 참 많이 따뜻한 아이입니다.<br /><br />레드에 들어온 지 이제 겨우 한학기 정동희 선수만큼 에피소드를 생산해내는 재미난 아이가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반 친구를 칭찬하는 시간에 분명 무기명 칭찬인데 정동희 선수의 칭찬은 친구들이 다 알아맞춥니다. “항상 밝게 웃으며 잠을 쉬는 시간마다 자고 수업시간에 집중하여 칭찬합니다” 그 뒤부터 아이들 칭찬에는 가로를 열고 동희 말투로 읽어주세요가 넘쳐났습니다. 이 녀석의 칭찬은 어떨 땐 애늙은이처럼 진지하게 대상을 바라보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부반장이라 그런 것 인지 천성이 그런 것인지 참 객관적으로 보려 애를 쓰고 또 동희가 보는 면들은 꽤나 정확합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기엔 친구들이 가끔 얼마나 답답해 보일까요? 그것을 알고 일부러 하루에 몇 번씩 멘탈을 깨 가며 친구들을 알아차리게 해 줍니다.<br /><br />언젠가 동희에게 ‘몹쓸 예의바름’이라 붙여주었습니다.<br />조심스럽고 어른에게 착한 모습을 보이려 애를 쓰는 예의 있는 동희는 가끔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말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우리반 아이들은 대부분 하고 싶다 하기 싫다를 쉽게 이야기 하고 또 어려움을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는 모습이 있습니다. 동희의 예의는 3학년 요녀석들 사이에서 든든한 느낌으로 제게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16살을 넘어서는 어른스러움이 자신의 진심을 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 도와주고 싶습니다.<br /><br />처음 동희가 중간고사를 보는 때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모릅니다. <br />잘 보고 싶고 학습에의 부담이 스스로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br />두려운 마음, 의욕적인 마음, 힘든 마음, 애쓰는 마음이 한꺼번에 표정에 드러날 때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집니다. 지금 기말고사를 앞 둔 마음은 어떤가요? 별 것 아니죠? 한발자국씩 걷다보면 다 지나가 있는 것을 동희가 알았으면 합니다.<br /><br />동희는 반 친구들과 참 잘어울립니다.<br />동희가 다들 웃기고 재밌다고 하지, 저는 아직 동희가 싫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습니다. 슥 하고 반을 들여다보면 본인은 관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보면 늘 여자애들에게 얻어맞고 좋다고 웃고 있습니다.<br /><br />들어오자마자 부반장으로 친구들을 섬기느라 참 애를 많이 썼습니다.<br />동희가 우리 반에 들어온 것이 축복처럼 느껴진 적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br />특히 동희로 인해 아이들이 웃을 때, 동희가 아이들가 원바운드를 할 때, 친구들에게 한마디 툭 던지고 ‘그건 니가 할 말이 아니지’이런 소리를 들을 때, 왠지 모르게 고맙고 행복합니다.<br /><br />동희는 즐거운 행복을 주는 아이입니다. 한학기 부반장으로 함께 해 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