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675 0 18-03-05 12:59
<br />새학기 첫 칭찬시간입니다. 아직 누구를 잘 알기에는 짧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5학년을 맡고 1주일이 지나고 나니 우리 5학년들을 정말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방장역할입니다. 작년에 4학년을 보면서 ‘과연 이녀석들이 내년에 방장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역할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고 역대 레드 방장들이 그래왔듯이 역시 5학년 선수들은 멋지게 방장역할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br /><br />누구보다도 먼저 귀촌하여 방장캠프를 통해 방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재미있고 행복한 방을 만들기 위해 나름의 각오를 다져봅니다. 그런데 방원들은 맘처럼 잘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특히 막 들어온 신입선수들은 레드의 규칙과 생활에 대해 굉장히 낮설어 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합니다. 기상부터 잠 잘때까지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듯이 보이는 친구도 있습니다. 방장들이 방원들을 만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해도 잘 못 알아듣고 딴 세상에 가 있는 방원을 끝까지 인내심으로 알려주는 모습, 관계가 약한 방원들 사이에서 상담해주고 위로도 해주는 모습, 자기 할 것도 많지만 어떻게하든 방원들이 레드생활을 잘 적응하도록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시간을 내는 모습들을 봅니다. 아무리 애써도 잘 안 되는 방원들을 만나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같은 방장끼리 모여 의논도 해봅니다. 마음처럼 잘 안될 때, 속상해서 서로 위로해보지만 자꾸 눈물이 흐르기도 합니다. 예전에 한 졸업선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물어봤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방장을 할 수 있냐고?” 그러자 대답합니다. “제가 레드를 계속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지극 정성으로 챙겨주고 잘 생활하도록 도와준 방장때문이였어요. 그래서 저도 그 방장을 닮고 싶었어요” 이렇게 방원들을 참아주고 돌봐주며 제대로 레드생활 하도록 한결같은 마음으로 만나준 언니들과 형들이 바로 레드의 기둥이자 힘입니다. <br /><br />신입선수들이 들어오는 학기 초에 유난히 손이 많이 가고 지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코치들도 긴장합니다.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하도록 도울까 고심합니다. 그런데 한 방장이 다가옵니다. “코치님, 제가 잘 챙기겠습니다.”하며 웃으며 방원을 데리고 기숙사로 향합니다. 그 뒷모습이 보니 얼마나 고맙고 든든한지요. 그렇습니다. 눈물과 정성 그리고 헌신을 배워가는 우리 방장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때로는 강단있고 균형잡힌 방장을 보고 그런 방장 밑에서 생활하는 방원들의 행복한 표정을 볼때면 이게 살아있는 교육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올라옵니다. 방장을 통해 성장해가는 우리 5학년 선수들, 비록 시작이 지치고 힘들며 때로는 실수도 하겠지만 그 정성과 사랑을 방원들은 하나씩 기억하며 배워 갈 것입니다. <br /><br />끝으로 선수대표 강호선수와 신수경선수를 칭찬합니다. 2학년 담임으로 만났을 때는 장난꾸러기에 투덜이에다가 울보였는데 어느새 듬직하고 긍정적이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기뻤습니다. 두 선수의 변화된 모습처럼 앞으로도 환한 미소와 위트, 그리고 늘 소통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통해 한 학기동안 행복해질 레드를 기대해봅니다. 이렇게 5학년은 레드의 핵심 리더로써 새학기를 맞이했습니다. 5학년이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도록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한해를 멋지게 꾸려갈 레드 5학년, 파이팅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