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코치
704 0 20-12-07 11:16
우리반 신연주 선수를 칭찬 합니다.
제가 2013년 처음 레드스쿨에 왔을 때 레드 2학년의 부담임이 되었습니다. 그때 2학년은 참외 코치님이라는 분께서 담임이셨습니다. 저는 참외 코치님 옆에서 몇 년간 부콘닥을 하며 독서몰입 캠프, 책만들기 캠프, 그리고 그림책을 배웠습니다. 그때 2학년 중에 언제나 수업시간이면 바로 졸기 바쁘던 김수진이란 아이가 있었습니다. 참외 코치님이 항상 코치실에서 그리고 저에게 이렇게 얘기하셨습니다. “소낙비~ 수진이는 나에게 언제나 위로가 되는 아이야”
2020년 1학년 담임이 되었습니다. 그때 참외 코치님이 수진이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저는 오늘 똑같은 말을 하고 싶습니다. 신연주 선수는 저에게 위로가 되는 선수입니다.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할 때 친구나 언니들과 어울릴 때 대부분 웃는 표정으로 있는 연주의 모습을 봅니다. 행복하기에 웃는 것인지 웃기에 행복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많이 웃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사실은 대부분 인정할 겁니다. 적어도 연주의 웃음을 마주할 때면 연주뿐만 아니라 저도 행복한 감정에 빠져듭니다. 그렇게 연주는 저에게 위로를 주는 선수입니다.
어떤 일이든 쉽게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넘기지 않는 모습을 볼 때 앞에 앉아 있는 어른이라는 존재는 앞의 아이에게 한없이 위로를 받습니다. 저는 연주와 상담을 할 때 누구의 일방적인 탓으로 돌리거나 원망하거나 책임을 넘기려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탓하기는 쉽지만 잠시 멈춰서 문제를 들여다보기는 어렵습니다. 연주는 탓을 하기 보단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사람보다는 문제를 살피는 눈을 가졌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마음을 지녔다고 말하는 게 더 좋을 거 같습니다. 반장으로 학급회의가 진행이 안되면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친구들에게 서운하고 원망스러울 텐데도 플래너에는 학급회의가 잘 안된 날이라며 아쉬움의 표현이 있을 뿐입니다. 때론 이런 연주의 모습에서 저는 배우기도 합니다.
칭찬을 쓰는 내내 머릿 속에 연주의 “넹” 하는 특유의 코먹은 웃음소리가 떠오릅니다. 1층 홀에서 말도 안되는 몸동작으로 독특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도 떠오릅니다. 만득이란 별명이 지나고 지날수록 입에 찰싹 달라붙고 저도 가끔 연주를 실수로 만득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저는 이런 연주가 좋습니다. 아마 많은 친구들이 이런 연주의 모습을 좋아하리라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오늘 만득이의 하루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제 10월입니다. 저는 요즘 저희 반이 귀엽고 예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처음 1학년 담임으로 배정 되었을 때 제가 유호준 선생님처럼 유쾌하고 신나게 놀아주는 성격이 못되고 진지한 편이라 걱정이 많았습니다. 언제나 1학년들을 유쾌하고 즐겁게 이끌어가야 할텐데 하면서요. 이렇게 부족한 담임이지만 진심을 다해 우리반 아이들 모두를 대했다고 아이들도 제 마음을 알아주리라 생각해 봅니다. 제가 아이들의 위로가 되어주고 아이들도 언제나 저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모두 덕택입니다. 고마운 가을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