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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자랑

3학년 선수자랑

산아

738 0 20-07-08 17:01

이번 학기 처음 우리반 선수를 자랑하게 되었는데 이번 학기 마지막 선수자랑의 기회이기도 하네요 우리반 선수들 중 딱 한명만 뽑아 자랑하기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3학년 올라와 2학년 때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우리 선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반 모든 선수를 자랑하려 합니다. 좀 길더라도 이해 부탁드려요

 

본준이는 튼튼한 몸과 성실하고 정직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눈도 잘 못 마주치고 말수도 적고 우울해 보일 때가 있었는데 지금의 본준이는 자기 일을 스스로 잘 챙기고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일을 선선히 도와주는 따듯한 성정도 가졌습니다. 가끔 지나친 장난으로 친구들에게 원성을 살 때도 있지만 본 마음은 함께 잘 지내고 싶어하는 마음입니다. 키도 불쑥 크고 온라인수업 기간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며 몸관리를 했습니다. 밀덕인 본준이는 온라인 기간 동안 교복처럼 매일 화면을 통해 밀리터리룩을 선보였습니다. 한동안 저와 프레디머큐리를 경쟁하듯 좋아했는데 매일 아침 출근길에 본준이를 만나면 제 애인 프레디머큐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자기 색이 분명하고 좋아하는 것을 선명하게 알아가고 있는 본준이를 참 좋아합니다.

 

효성이는 큰 눈에 동그랗고 아이같이 귀여운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덩치가 커서 강인한 스타일이라 오해할 수 있지만 효성이는 여리고 따듯하고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읽기를 아주 좋아하고 글쓰는 능력이나 성찰력도 탁월합니다. 그리고 그림 속에서도 효성이의 천재성을 볼 수 있습니다. 효성이는 사람을 아주 좋아합니다. 다정하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하지만 아직 다가가는 방법에 서툴러서 수줍은 마음이 많습니다. 효성이와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효성이가 얼마나 곱고 따듯하고 배려심 깊은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지병으로 몇 번 결근한 일이 있는데 결근한 다음날 학교에 나오면 제일먼저 저를 찾아와 몸은 어떠시냐고 묻는 선수가 바로 효성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따듯하고 고운 마음을 가진 효성이를 참 좋아합니다.

 

경린이는 두 얼굴의 사나이 같습니다. 다정하고 예의바르게 이야기할 때는 세상 천사같이 이쁜 얼굴입니다. 하지만 마음이 불편할 때는 딴사람 같기도 합니다. 경린이는 머릿속에 많은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분명하게 표현할 줄 압니다. 경린이는 웃을 때 미소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웃을 때의 경린이를 보면 세상 시름이 다 없어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차나 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엄청난 정보력을 자랑합니다. 경린이한테 차얘기를 듣다보면 저같은 기계치는 뭔가 문제가 생기면 경린이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저는 그런 아는 것이 많은 경린이를 참 좋아합니다.

 

현서는 우리반 반장이기도 하지만 분위기메이커이기도 합니다. 현서는 하이텐션일 때 우리반을 세상 즐겁고 신나는 반으로 만들어줍니다. 말도 굉장히 잘해서 무슨 얘기든 재미있게 해나갑니다. 논리적인 말도 잘 해서 우리반 친구들의 의견을 대표해서 회의에서 조리있게 잘 전달해주는 멋진 반장입니다. 현서는 그림을 잘 그립니다. 저는 작년에 현서에게 편지를 받은 적이 있는데 현서가 직접 그림을 그린 편지지는 지금도 우리집 제 책상 위에 끼워져 있습니다. 제 이름 중 가장 좋아하는 글자인 공경할 경자를 꽃무늬로 그려서 선물을 했거든요. 현서의 섬세한 감성이 레드에서 더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렇게 센스 있고 예술감각 넘치는 현서를 참 좋아합니다.

 

동현이는 우리반 로맨틱가이입니다. 작년에 동현이를 만났을 때 저는 동현이가 무뚝뚝하고 무심한 친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담임을 맡고 동현이를 가까이서 보니 동현이는 너무나 다정하고 세심하고 속이 깊은 친구였습니다. 담임과의 약속을 꼭 지키려고 애쓰고 신의를 다하려는 모습, 반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먼저 나서서 함께 일을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특히 이 나이 남학생들은 보통 무덤덤해서 타인의 일에 깊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편인데 동현이는 섬세한 마음으로 제가 좀 어려워보이면 곁에 와서 다정히 말을 걸고 특유의 귀여운 미소로 힘이 되어주곤 합니다. 모든 활동을 할 때 선배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멋있습니다. 그리고 동현이는 감각적입니다. 물건을 고르거나 음악, 음식 등에도 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자기색이 분명한 친구이지만 자기만을 고집하지 않고 타인의 입장도 헤아려주는 다정한 동현이를 저는 참 좋아합니다.

 

송현이는 아침에 웃는 얼굴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선수입니다. 하얀 얼굴에 화알짝 웃는 얼굴로 두 팔을 벌리고 저에게 다가올 때면 가끔 16살의 다큰 소년이란 사실을 잊고 아기 안 듯이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귀여운 외모를 하고 있습니다. 송현이는 손가락이 정말 길고 예쁩니다. 그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피아노건반을 두드리는 모습을 보면 모두 송현이에게 반할지도 모릅니다. 송현이는 솔직하고 다정합니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고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송현이가 이런저런 얘기를 쉽게쉽게 저에게 해주고 또 자기의 음악세계를 피력할 때면 송현이가 아주 멋져보입니다. 송현이는 자기긍정의 1인자입니다. 가끔은 그런 긍정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때도 있지만 그런 낙천적인 성격이 결국엔 송현이 자신을 성장시켜갈 거란 걸 믿습니다. 저는 그런 낙천적이고 귀여운 송현이가 참 좋습니다.

 

필규는 뭐든지 오케이하는 친구입니다. 레드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르는 것도 많고 어려움도 많을 텐데 불평불만하지 않고 쉽게 넘어갑니다. 실수를 한 것에 대해서 우기지 않고 책임을 지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학교규칙에 익숙치 않아 실수를 여러번 반복하는 일이 있었는데 담임과 약속한 부분을 지키기 위해 학교에서는 주지 않은 교육벌을 담임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로 자발적 블랙스쿨을 다녀왔습니다. 주어진 일에 부정보다는 긍정을 선택하는 책임지는 필규가 저는 참 고맙습니다. 필규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코치님, 선배, 친구, 후배들 많이 도와주세요.

 

서윤이는 존재 자체로 유쾌, 상쾌, 통쾌입니다. 처음 서윤이를 만났을 때는 늘 서윤이가 여자 혼자 있는 것이 마음에 쓰였는데 지금 서윤이를 보면 레드 전체에서 가장 인간관계 둥글둥글한 인기쟁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서윤이의 매력을 확인하시려면 지난 해 금산인삼축제 때의 파파라치 댄스영상을 보시면 아실 수 있겠지만 댄스와 표정에서 뿜어 나오는 개그감과 센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저는 요즘도 가끔 우울할 때 그 영상을 보곤 합니다. 서윤이는 쿨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반 부반장으로서 꼼꼼한 반장과 합이 참 잘 맞습니다. 반장이 극단적 꼼꼼함을 보일 때 부반장의 특유의 쿨하고 넉넉한 성격으로 휘리릭 분위기를 바꿔놓는 찰떡 궁합입니다. 웃는 얼굴의 서윤이, 누구에게도 선선히 곁을 내주는 서윤이가 참 좋습니다.

 

2분기 거북선 학교실로 이사오면서 칠판에 이렇게 써두었습니다.

웃는 얼굴, 따듯한 말씨 우리 3학년!’

이것이 제 바램이었지요

그런데 요즘 우리 3학년 정말 웃는 얼굴과 따듯한 말씨로 커가고 있지 않나요?

저는 요즘 모든 것은 믿음대로 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서로에게 웃음을 주고 위로와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우리 3학년이 참 고맙습니다. 그런 살아있는 모습들로 레드생활 해 나아가시기를 바래요.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