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코치
346 0 14-03-10 15:29
<칭찬합니다> 처음 칭찬합니다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머릿 속 여러 선수의 얼굴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잘하는 아이 든든한 아이 성실한 아이 진실한 아이. 여러 선수의 얼굴들 중 누구를 칭찬할까 고르다가 갑자기 툭 하고 이 선수가 튀어 나옵니다. 살짝 긁힌 상처처럼 따끔따끔하게 다가옵니다. 굳이 깨물지 않아도 예쁜 손가락들을 제외하고 따끔거리는 손가락을 쳐다봅니다. 그리고 잘 아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 해 첫 칭찬합니다의 선수로 선정하였습니다. 이 선수는 밀땅의 고수입니다. 담임을 시작하자마자 저를 매달리게 만든 매력녀입니다. 같이 수업하고 자주 봐 왔음에도 전혀 식상하지 않습니다. 열이 나는 듯 해서 이마에 손을 가져가니 절대 앞 머리를 까지 못하게 하는 도도한 선수입니다. 그래서 열은 머리 위로 재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김유경 선수를 칭찬하려고 합니다. 식상한 여자들은 이렇게 사랑을 확인합니다. “오퐈 나 사랑해?” “안사랑해”라고 대답할 수는 없으니 “사랑해”라고 대답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속으로 미친 듯 외칩니다. ‘제발 얼만큼 사랑하냐고 묻지는 마!!‘ 하지만 여지 없이 고정 멘트가 날라옵니다. “얼만큼 사랑해?” 젠장... 도대체 얼마를 원해...하지만 김유경 선수는 학교 올까말까로 저의 애를 태웠습니다. 덕분에 아주 신선하게 담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꿀밤을 줘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칭찬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힘입니다. 담임인 저에게 99마리의 양보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이 다시 돌아온 것은 말로는 표현 할 수 없이 기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마음 고생 많이 했겠지요. 참 세상에 제일 편한게 포기, 도망입니다. 꾸준히 한 자리를 지키고 자신의 속도로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떠나버린 마음을 다시 잡고 일어서는 것입니다. 슬럼프에 넘어지느냐 극복하느냐입니다. 김유경선수의 눈빛이 변했다고 느낍니다. 누구보다 많이 흔들렸기에 지금은 꽤 깊이 뿌리를 내렸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온 김유경 선수를 이 시간 격려하고 싶습니다. 잘 돌아왔어. 그리고 고맙다.